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패맨 Dec 16. 2022

이노우에 나오야 2

복싱 마스터

이노우에 나오야 vs 폴 버틀러
사진 출처 : Irish Examiner

 12월 13일에 벌어진 WBO 밴텀급 챔피언 폴 버틀러와 몬스터 이노우에 나오야의 경기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했듯이 나오야의 승리로 끝났다. 11라운드 KO승, 경기 내용 또한 압도적이었다. 버틀러는 나오야의 주특기인 왼손 바디를 잘 커버해내며 긴 라운드를 버텨냈지만, 경기 내내 말 그대로 핵주먹을 퍼부어대는 나오야에게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 않다. 아니 거의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초반 3, 4 라운드까지만 해도 가드를 올리고 정자세로 움직이던 나오야는 버틀러가 가드를 붙인 채 도망 다니기만 하자 이내 가드를 내리고 쇼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양손 가드를 내리는 것도 모자라 뒷짐을 지기도 했으며, 마치 초보자와 스파링을 하듯이 가볍고 놀라운 스탭을 보이며 버틀러를 가지고 노는 듯한 무자비한 움직임을 보였다(무례한 행동이기는 했지만  연신 도망만 다니는 상대 또한 무례하지 않았나 싶으며, 나오야의 스타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마 버틀러는 다운당하지 않고 끝까지 판정승으로 가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11라운드, 버틀러의 빈틈을 노린 나오야가 훅을 강하게 적중시키며 버틀러는 크게 흔들렸고 이내 속사포의 펀치 세례에 그대로 다운되어 일어나지 못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였며, 이로써 나오야는 24전 24승 21KO의 전적을 만들어냈다.




복싱 마스터
사진 출처 : Ring Magazine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이제 나오야가 복싱이 스포츠를 마스터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 같은 자세, 빠른 핸드 스피드, 핵 빠따 주먹, 스탭, 변칙적인 자세 등. 정말 철권에 나오는 스티브 캐릭터로 게임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상대에 비해 압도적이었기에 그렇게 보였을런지 모르겠으나, 자세나 기본기면에서 개인적으로 다른 현 세계정상급 복서들(로마첸코, 알바레즈 등)보다도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기본기가 탄탄해야 기술이 나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물론 밴텀급이기에 다른 인기 있는 웰터, 미들, 헤비급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은 면도 있지만, 계속해서 체급을 석권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오야라는 선수의 행보는 역대 복서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각한다.

 이번에 경기를 보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가 오마르 나르베즈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잽잽투바디 콤보의 재연이었다. 이 콤보를 2연속으로 날리며 나르베즈의 간을 때려 다운시켰었는데, 버틀러에게도 같은 콤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오야의 리버블로우에 제대로 대비한 버틀러는 팔꿈치로 바디를 잘 막아냈지만 나오야는 더욱 빠르고 연속된 콤보를 사용했다. 잽잽투바디훅투같이 더욱 연속된 콤보를 사용한 것이다. 게다가 한방 한방이 거의 KO수준의 펀치다보 버틀러는 맏받아치기가 더욱 힘들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특히 나오야의 훅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았다. 양손 훅이나 왼손만으로 속사포로 위아래 훅을 날려대는 모습은 정말이지 스티브 폭스 그 자체였다.


이전 13화 아웃복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