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패맨 Jul 28. 2023

이노우에 나오야 3

아마복싱+프로복싱

나오야 vs 풀턴
사진 출처 : talkSPORT

 아마복싱과 프로복싱은 확실히 다르다. 다운이 되는 펀치를 만들어내면 프로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지만, 아마에서는 그냥 정타를 허용한 것과 같은 점수를 준다. 따라서 아마에서는 상대를 쓰러트리기보다는 포인트(점수)를 얻어내는 것을 더 중요시한다. 이것이 우리가 프로에서는 볼 수 없는 냥냥펀치식 연타를 아마복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유다. 또한 12라운드의 프로와 달리 짧은 기간 내에(3분 3라운드) 점수를 따내야 하는 아마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많은 콩콩이 스탭을 뛰는데 그래서인지 프로와 다르게 치고 빠지는 동작이 많고 빠르다.

 이노우에 나오야 역시 아마복서였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시절 나오야과 지금의 나오야를 비교해 보면 타일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신종훈과 나오야의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다). 프로가 된 나오야는 콩콩이 스탭을 줄이고 엄청난 펀치력을 내세워 KO률이 상당히 높은 선수가 되었는데,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아마처럼 공격을 위해 뛰어들어가는 스피드와 상대의 공격이 들어올 때 빠지는 스피드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는 수준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보여 준 아래위. level change(위아래. 아래위처럼 치는 높이를 달리하여 상대를 속이며 타격하는 기술) 기술은 아마복싱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술인데 이것으로 풀턴을 다운시켰으니, 나오야는 그야말로 아마와 프로를 적절히 잘 섞어놓은 복서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사진 출처 : Boxing News 24

 이번 풀턴과의 경기를 살펴보자면, 풀턴은 나오야보다 신장이 높고 리치 또한 긴 편이었다. 또한 여태까지 나오야가 상대했던 상대선수들과 다르게 빠지고 피하는 동작이 좋은 선수였으며 무패의 챔피언이었다. 더군다나 나오야는 체급을 올려서 챔피언에게 도전하는 상황인지라 불리하면 불리했지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몸무게나 늘어남에 따라 파워는 세졌을지언정 그 파워를 감당하고 또한 몸이 그 파워에 익숙해져야 했으며, 몸무게가 올라가다 보니 이노우에의 장점 중 하나인 스피드가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오야는 경기 시작부터 풀턴을 상대로 잽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놀라운 거리조절 능력(자신은 상대를 때릴 수 있고, 상대는 나를 못 때리게 만드는)과 빠른 풋워크를 자랑했다. 이런 액션이 가능하려면 타고난 재능은 말할 것도 없고, 기본기가 상당히 탄탄해야만 한다. 복싱의 핵심이자 기본은 어떤 주먹을 휘두르거나 피하는 동작을 하더라도 항상 중심을 잃지 않고 지키는 것에 있으며, 언제나 치고 빠질 수 있도록 리듬감 있고 중심이 잡혀있는 스탭에 있다.

 나오야의 경기를 보면 상당히 크게 휘두르는 주먹들이 많아(이를테면 라이트훅)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자칫 위험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는 상황들이 몇몇 있는데, 놀랍게도 나오야는 그렇게 온몸과 중심을 잃을 정도로 큰 펀치를 날리고 나서도 치고 들어가는 스피드만큼 빠른 스피드로 원래 자신의 중심과 자세로 돌아온다. 이렇게 나오야는 중심을 잡는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 보니 언제든 치고 빠지는 스텝에 능해 상대선수들이 거리조에서 골머리를 앓다가 또한 나오야의 쇠빠따 같은 펀치력에 기세가 꺾이다가 어느 순간 KO를 당하고 마는 것이다.

이전 15화 끝을 보는 노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