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팔도에 이순신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연전연승, 한산도대첩, 명량대첩, 거북선 등 이순신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만 해도 수십 가지는 될 것이다.특히 그는 조선의 역사는 물론이고 동아시아의 역사에 있어서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국가 간의 총력전이자 국제전이었던 임진왜란•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끌어낸 주역이었다. 그야말로 조선이 낳은 명장 중의 명장이요 영웅 중의 영웅인 것이다.
임진왜란 발발 이후 약 43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도 우리가 그를 생각하고 기릴 수 있는 데에는 그의 위대한 업적은 물론이거니와, 대하사극[불멸의 이순신]과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그중에서도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작품은 거의 모든 한국인들의 머릿속에 '이순신은 이런 사람이었다'라는 인식을 머릿속에 각인시켜 놓을 정도로 그의 일대기를 그려낸 수작이었으며 또 그만큼 방대한 제작비와 수고를 바탕으로 만들어 낸 드라마였다. 또한 김한민 감독의 영화 [명량]과 [한산]은 이순신의 위대한 전투들을 영화적 재미와 볼거리들을 한 껏 끌어올려 만들어 낸 특히 해전에 대한 부분을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연말, 3부작의 마지막인 [노량]이 개봉한다). 그 외에도 소설[칼의 노래], 게임[불멸의 이순신] 등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다수의 창작물들로 제작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영웅의 서사와 그가 싸워낸 수많은 전투들이 창작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역사와 전투, 영웅들 중에서 왜 하필 이순신인가를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가 영웅 중의 영웅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바로 그의 '인품'에 있다. 아마 이순신이라는 장군에 대해서는 알아도, 이순신이라는 한 인간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성웅 이순신
사진 출처 : 블로그는 아라서
성웅이라는 단어의 뜻을 아는가? 성웅의 사전적 의미는 '지덕(知德)이 뛰어나 많은 사람이 존경하는 영웅'이다. 여기서 성웅이란 단어의 '성'은, 우리가 예수나 부처 등 그들을 지칭하는 성인이라는 단어의 '성'과 같은 글자다. 즉, 성웅이란 성인+영웅으로, 성인의 반열에 오른 영웅이라는 뜻이다.
이순신이 단순히 영웅이 아닌, 성웅이라 불리는 이유는앞서 말했듯이 그의 인품과 더불어 결단하고 결백한 그의 행동에 있다.그는 각종 비리나 지연, 학연, 혈연에 의한 부당함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으며 나라에서 지급한 녹이 사용하고도 남으면 스스로 반납하는 청렴결백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상관들이 많았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그가 변방에서 보내게 된 이유다(나라가 위기에 빠지자 그제야 윗선들이 그의 유능함을 알아보고는 삼도수군통제사에 봉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병 일병 때 열심히 뛰어다녀야 하는 만큼, 상병 병장 때는 후임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후임들도 똑같이 그리하지 않는다. 후임들에게 잘해주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핀트가 조금만 엇나가도 기어오르고 얕잡아보기 시작하는 것이 후임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의 기강과 군율을 위해서 이들을 관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잘해주면서도 동시에 선을 지키며 칼 같이 엄격하고 냉정하게 대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순신은 이것을 정말 잘했다. 병사들과 술을 마시고 친하게 지내기도 했지만, 명령을 어기거나 군의 법도와 군기를 거스르는 일을 하는 이는 직접 나서서 목을 벨 정도로 칼 같은 사람이었다.
결국 그가 밖으로는 왜적의 침입으로부터 안으로는 내부의 모함과 시기로 가득한 고통 속에서 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지혜롭고도 용맹한 영웅적 기질은 물론이요, 그가 어떤 부정부패함이나 부당함. 심지어는 사적 감정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바로 잡힌 성인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