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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패맨 Apr 14. 2023

드디어, 독립

나를 책임지는 삶

독립의 이유
사진 출처 : 연애의 과학

 독립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꽤 오래전 일이었다. 한 2년 전쯤이었을까, 유튜브에서 봤던 것인지 내가 갑자기 느꼈던 것인지, 성인이 된 내가 집에서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산다는 사실이 뭔가 좀 성인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서는 성인이 되면(그러니까 대학에 갈 나이가 되면) 곧바로 가족을 떠나 독립하여 사는 것이 보통이. 하지만 한국에서는 취업을 해서 번듯한 직장을 가지기 전까지는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것이 보통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차이가 상대적으로 서양 사람들을 더욱 독립심 강하고 각각을 개성 있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 같다. 나 또한 독립심이 강한 인간이 되고 싶었고 그 시작이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정신적 독립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독립심을 제쳐두고, 뭔가를 함에 있어서 가족들의 간섭이나 방해를 받고 싶지 않은 이유도 컸다. 애먼 일로 내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고, 낮잠을 잘 때 누구의 소음 없이 조용히 자고 싶었고(지금 혼자 살지만 옆집소음까지는 생각 못 했다..), 아침에 부엌소리에 잠에서 깨고 싶지 았다.

 하지만 역시 내가 독립하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삶을 내가 책임지고 싶었기 때문이. 물론 정해진 것도 없고 번듯한 직장도 없지만, 20대 때 혼자 살아보는, 자유를 위해 책임을 져보는 삶을 살보고 싶었다.




느낀 점

사진 출처 : YES24

 독립하게 되면 가장 먼저 신경 쓰이게 되는 것이 돈이다. 보증금, 월세, 공과금, 전기세, 도시가스비, 식비, 보험, 휴대폰 요금 등등 집에서는 당연했던 것들을 이제는 모두 내 손으로 직접 벌어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만 역시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내가 내 삶을 책임질 때, 비로소 정신적으로도 독립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 독립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어간 시점이라 아직 크게 돈에 대해서 쪼들리거나 느끼는 점은 없지만, 아마 다음 달쯤 되면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아끼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지 감이 올 것 같다.

 원래 내 방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가졌던 터라, 밥 먹을 때나 특별히 이야기를 할 때 빼곤 집에서도 가족끼리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따로 살게 되면서 가족의 빈자리를 많이 느낀다. 지나가는 마주침이 되었든, 마주 앉아 밥을 먹었든, 짧은 대화를 나눈 것이든. 내가 집에 왔을 때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누군가 집에 왔을 때 내가 반겨줄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집에 와도 불 꺼진 어둠만이 나를 반긴다. 반가우면서도 고독한 고요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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