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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패맨 Jun 10. 2023

여름이라는 계절

Joe Hisaishi - Summer

히사이시조 - Summer
https://youtu.be/WDH_nJM3djc

 생각해 보니 벌써 6월이다. 2023년의 반이 지나온 것이다. 그리고 1년 중 반이 지났다는 것은 여름이 온다는 사실을 뜻한다. 여름은 4계절 중에서도 모든 생명체가 가장 활발한 계절이다. 나무와 풀은 푸른 잎을 가장 넓게 펼치고, 동물과 곤충은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고 날아다니며, 인간은 낮이든 밤이든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은 시간을 깨어서 활동한다. 장마, 폭염, 불쾌지수, 더위, 그늘 속에서 가벼워지고 오픈되는 옷차림만큼 감정변화와 감정표현도 매우 오픈되고 변덕스러워지는 시기가 여름이다. 그야말로 여름은 생명체들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생명의 계절인 것이다.

 이런 여름을 가장 잘 표현해 낸 음악이 있다면 그것은 단언컨대 Joe Hisaishi의 Summer라는 피아노 곡이다. 산뜻산뜻 가벼워진 옷차림과 발걸음, 생명이 힘 있게 도약하는 상황, 그러면서도 매 순간 부드러움과 새로움을 잃지 않음을 들려주는 음악. 이 음악을 듣고 있자면 나는 넓은 시골 논밭의 푸르른 풀들이 멀리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과 산과 풀로 가득한 더우면서도 서늘함이 공존하는 시골길을 걷고 있는 내 모습이 눈앞에 자연스레 그려진다. Pachelbel의 Canon만큼이나 내가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다.




여름이라는 계절

사진 출처 : SoundCloud

 다들 그렇겠지만 4계절 중에 가장 편하고 좋은 계절은 봄이나 가을일 것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4계절 중에 언제가 좋냐는 질문보다도 여름과 겨울 중에 언제가 좋냐고 묻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한다. 눈이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사는 부산은 10년에 한 번 눈이 올까 말까 하기 때문에(물론 한 번씩 눈은 날리지만 절대로 쌓이지 않는다) 눈싸움도 눈사람도 실낫같이 쌓이는 눈조차도 구경하지 못한다. 내가 28년 살면서 부산에서 눈이 많이 와서 눈사람만들고 눈싸움을 했던 적은 초등학교때와 중학교 때 딱 2번밖에 없었다. 여하튼 그러한 이유로 굳이 두 계절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여름을 고른다.

 푸른 잎들과 우렁찬 계곡 물줄기가 쏟아지는 산이 좋고, 물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바다가 좋다. 특히 여름에는 밤에 만들 수 있는 추억거리가 많은 것도 포인트다. 밤바다에서 폭죽을 터뜨리거나, 밤거리를 편한 복장으로 걸어 다닐 수도 있고, 편의점 바깥 테이블에 앉아 뭔가를 먹을 수도 있다. 아마 인간관계가 더 두터워지는 계절도 여름이지 않을까 싶다. 겨울은 추운 공기로 인해 옷을 껴입어 피부와 살을 가리는 만큼 감정도 그만큼 가려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름은 피부와 살이 많이 드러내지는 만큼 사람의 감정과 마음도 공공연히 드러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괜스레 올여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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