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엄마를 비약하는 게 이렇게 어렵다

(23.02.09)

by 김옥미

엄마에 대해 오랜만에 글을 쓴다.

엄마는 꾸준히 나에게 노트 주문을 시킬만큼

글을 자주 썼다.

그게 일기든, 시든, 뭐든 쓰는 분이었다.


엄마의 글을 보고 있자면

나는 엄마가 물음표를 제대로 안 쓰는게 참 답답했다.

당연히 그 문장 뒤에는 붙어야 할 문장부호를

엄마는 기어코 생략하고 글을 썼다.

마침표, 느낌표, 물음표, 모두 생략하고

문장만 이어지는 글을 보고 있자면

그냥 화가 나고 답답했다.


지금 생각하자면 엄마의 이유도 없는 것만 같던

그 단순하고도 오래된 습관이

엄마의 어떤 삶의 여정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지금은 과대해석을 한다.


물음표를 묻기엔 답이 없을 것같은 이야기들

느낌표를 쓰기엔 자신없는 순간들

마침표를 찍기엔 발목잡는 미련들

엄마에겐 그런 여정이 있었던 게 아닐까


엄마의 글엔 알레르기라도 있는 사람처럼

글은 읽을 생각도 않고

엄마가 좋아하던 나비디자인 노트는 쥐어주던

그 날의 나와 엄마를 생각하며

문장부호를 나도 비약해볼까 했는데

나는 그게 어렵다.

엄마를 비약하는 게 이렇게 어렵다.

그게 참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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