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04-17.04.24)
(1) 10.11.04
이를테면 빗물이 썩어가는 가장 어두운 곳에 가장 영롱한 빛이 있으리라 믿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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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순을 좋아하는 이유는 답이 없고 당황스럽고 불편하고
그 자체가 답이며 명쾌하고 편안하기 때문.
모순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모습, 타인의 모습, 그 있는 그대로를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위로와 희망이 발생한다.
모순을 희망이라 부르는 건 모순이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격렬하게 절망적인 순간에도 격렬한 희망이 있으리라고.
그래서 나는 모순을 쓰려는 것이다.
지나치게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그런.
(2) 17.04.24
나는 성향적으로 극과 극이 함께 있어야 안정감을 느낀다.
그래서 기쁘면서도 슬픔을 인지하고 사랑하면서도 미워한다.
원치 않아도 본능적으로 그렇게 해야만 하리라고,
그게 나의 모습이고, 너의 모습이고, 세상의 모습이라고
그림을 그려내야만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다.
항상 동전 뒤집듯이 생각한다.
이 행복은 곧 불행일 수 있어.
그러나 이 혼란이 평화일 수도 있어.
그런 생각만이 오히려 나에겐 지금까지 탈출구였을 것이다.
비록 행복한 상황에도 불행을 느끼게 되었지만
그정도 도박은 견딜만 한 일인 것이다.
그래야 불행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테니까.
이 끝도 없는 극단과의 논쟁, 이 헷갈림이 어떻게든 나를 살아가게 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