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자른 손톱 위에 검은색 매니큐어
여자들이(요즘은 남자들도 많이 하긴 하는데) 예뻐 보이기 위해 하는 어떤 행동 중에 가장 사치스러운 것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이 있다. 나는 그게 네일아트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이 치장을 위해 손 혹은 발을 보호하는 용도인 몸의 가장 끝부분에 있는 이 작은 여백에 까지 색을 칠하는 행위가 우리 인간은 예뻐지기 위해 도대체 무엇까지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인간은 정말 재미있는 존재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네일은 사실 가장 빠르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기분전환의 방법이다. 길거리 네일샵은 진짜 편의점만큼 찾기 쉽고 많으며 몸에 이 작은 일부에 좋아하는 컬러를 넣어준 것만으로도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네일샵에서 패디큐어까지 받는다면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어느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양발을 따뜻한 물에 넣고 기다리면 누군가들이 아주 작은 의자에 앉아 내 발의 묶은 각질들을 다 잘라내주고 닦아주고 정성스럽게 다뤄준다. 그럴 때마다 나는 누군가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누군가는 내 밑에 무릎을 구부리고 있는 이 이상한 포즈에서 '내가 이런 대접까지 받아도 되나?' 정말로 너무 호사스럽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짧지만 큰 호사를 누리기 네일샵을 찾는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그렇게 나는 위해주지 않는데 좋지 아니한가? 이런 쉬운 나를 위하는 방법은
그렇다면, 무슨 색깔을 해야 하는가? (요즘은 그 작은 손톱/발톱 위에 그림도 그리고 보석까지 올릴 수 있다)
나는 언제나 블랙이다. 단 바짝 자른 손톱 위에
이유는 없다. 블랙은 언제나 정답이고 긴 손톱은 좀 무섭다. 나는 손톱이 조금만 자라도 잘라내는 습관이 있는데, 이건 그냥 어릴 때 생겼다. 엄마가 손톱을 기르는 걸 유독 싫어하셔서 어릴 때마다 조금만 손톱이 자라도 바짝바짝 잘라주다 보니 언제부턴가 손톱이 자라 있으면 손의 감각이 오히려 더 불편하다고 할까? 아니면 어릴 때 긴 손톱을 먹은 쥐가 또 다른 내가 된다는 동화가 너무 무서웠기 때문일까?
그렇게 아이처럼 바짝 자른 손톱 위에 검은색 컬러를 올리면 (누군가는 손톱이 썩은 거 같다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그게 좀 귀엽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뭐 좀 센척하고 싶기도 하고, 누가 날 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기도 하고, 좀 쿨해 보이고 쉽기도 하고, 이렇게 정성스럽게 바른 컬러가 며칠 지나 지루해지는 것도 싫고, 입은 옷이랑 컬러가 어울리지 않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그러다 보니 어떤 색으로 해드릴까요?라는 질문에 답정너는 블랙이다. 예전에 자주 가는 네일샵에서 그냥 묻지도 않고 블랙을 꺼내 놓은 적도 있으며,
한 번은 이 더운 여름에요?라고 되물은 적도 있지만. 괜히 마음에 들지 않는 컬러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하니 모두들 자기만의 네일컬러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길 바라며.
나는 바짝 자른 손톱 위에 블랙.
사진의 의미는 내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블랙 손톱이라 하니 릭오웬스와 그의 뮤즈 미셸라미가 갑자기 생각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