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라 문장이 매끄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빚지는 것을 못 참는다. 선의를 받으면 무조건 보답해야 마음이 편하다.
여기에는 가식적인 면도 있다. 타인에게 선한 사람으로 비치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면접장이나 시험장에서도 타인에게 먼저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하고, 나에게 도움을 주고 관심을 표현한 분들께 작은 쿠키라도 준비해 드리기도 한다.
이번에 꼭 가고 싶던 회사의 인턴으로 추가 합격했다.
늦은 나이었고, 회사 경험이 없었기에 소중했다. 그리고 그만큼 간절했다. 일을 너무 해보고 싶었다. 나의 쓸모를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단순히 서류 정리라 할지라도 그것에 매달렸다.
다른 팀까지 내가 쉬지도 않고 일하는 모습을 알 정도이다.
콘서타를 섭취하기 전, 나는 일을 하는 데 버퍼링이 있었고 손이 조금 느렸다. 융통성이 없어 내게 맡긴 일만 하기 일쑤였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이런 것에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기억으로 나는 새로운 일을 하는 데 걱정이 많다. 또 남들에게 내가 못난 사람으로 보일까 두려웠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일이 없으면 난 불안하다. 다들 인턴의 편의를 봐주시고, 맘 편히 공부하라 하시지만 그게 난 쉽지 않다. 일에 대해 경험하러 오는 게 인턴인데 일을 하지 않으면 나를 안 좋게 보실까 봐 걱정된다.
예민함과 강박은 타고남일 수 있지만,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환경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따돌림의 경험과 그룹 내에서 살아남고자 한 나의 불안정한 삶 때문에 20살이 되어서 난 내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싶었다. 절친한 사이가 아닌 이상 나를 아는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기도 싫었다. 지금도 싫다. 그냥 그 모든 것들이 내게 버거웠나 보다.
점차 관계에서 해방되면서 진짜 나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나는 책을 좋아하고 똑똑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보이기를 원하게 되었다. 근데 그런 내가 또 지루한 사람으로 비칠까 봐 걱정되어 가끔은 나를 너무 놓고 대화에 참여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그래서 남들과 처음 대화하면 긴장이 많이 된다. 특히 이성과의 대화는 더 어려워서 항상 조심스럽고 마치 내가 로봇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회사를 경험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나에게 주는 관심이 감사하지만 그게 때로는 버거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또한 동기들과 초반에 거리를 두었던 것도 집단과의 관계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며 사람들에 적응하는 와중에 내 얘기를 너무 많이 하고 다닌 것은 아닌지 후회가 되기도 한다. 또 나의 걱정이 너무 진지하게만 들릴까 장난삼아 말한 것에 기분이 나빴던 것은 아닌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밤이다.
경솔할 바에 그냥 조용하고 지루한 사람이 더 나을 테니
다음 주부터 장난을 시도하지도 않고, 단체 채팅에 참여도 거의 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