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나는 중년이다

빼앗긴 중년

by stay gold

나는 중년이다. 30대 후반부터 중년이라 생각했다.


기대수명이 약 80세 남짓인 남성으로서 30대 후반에서 50대 즈음은, 단어 그대로 삶의 중반부에 닿은 중년(中年, middle age). 따라서, 0과 10의 중간값이 5인 것처럼 나는 영유아와 노년 사이의 중년이다. 애당초 중년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그러하므로, 나는 중년이 맞다.


몇 해 전 WHO, UN에서 내 나이 즈음을 청년으로 구분했다. 각 연령 별 활동 역량과 사회적 역할이 과거와 다르므로 새로이 정의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한다. 50대에 지천명은 고사하고 불혹조차 힘든 시대, 20대가 훌쩍 지나서야 지학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을 보면, 과거의 숫자에 적어도 열 살 이상은 더해야 당시에 기대하던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을 현대의 나이로 보인다. 따라서, 신체적 나이가 아닌 사회적 나이로서의 중년은 WHO에서 새로이 정한 기준에 따라 정의함이 타당한 것으로 느껴진다.


마냥 좋을 일은 아니다.


신체적 나이는 중장년에 들어선 50대가 되어도 청년처럼 활동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시대, 60대가 넘어서도 청년이나 중년처럼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 젊지 않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임을 밝힌 것을 두고, ‘나는 아직 청년’이라며 마냥 기뻐할 것이 아니다. 나의 중년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시대라는데, 뭐 그리 달가울 것 있겠는가.


중년을 지키고 싶다.

‘당연한 늙어감’을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하고, ‘당연하지 않은 늙지 않음’을 좇는 듯한 이 시대에, 나의 중년은 좀 지키고 싶다.


그렇게 중년이 되었는데 다시 청년을 하라니, 철없이 좋아하기엔 이건 너무 밑지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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