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내 이름은 코코

by 제난희

‘문이 열려 있다고? 잠깐, 왜?’

코코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어 혀바닥으로 여러 번 닦아보았다.


“왜긴 왜겠어. 꼬맹이가 실수로 열어놓은 거지.”


마치 코코의 마음속 말을 듣고 대답해주는 것처럼,

밀크는 케이지를 한 바퀴 돌며 말하고는 혀를 살짝 낼름했다.


‘그것도 활짝? 살짝도 아니고 활짝?

그렇게 하고 싶던 탈출이 이렇게 쉬웠던 건가?

꼬마의 실수로 일이 이렇게 술술 풀리다니!

역시 넌 날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코코는 냉큼 케이지 문턱 위로 올라갔다.


“코코, 너 정말 떠날 거야?”

“응. 너도 원하면 떠나게 도와줄게.”

“난 괜찮아. 꼬맹이가 널 많이 그리워할 텐데.

널 위해 식사도 챙겨주다가 문을 열어놓은 것 봐봐.”


코코는 듣기 싫다는 듯 ‘핑!’ 하고 소리를 내더니

사사삭 커튼 속으로 사라졌다.


커튼 위로 껑충 뛰어오른 코코는

위로, 더 위로 올라가려는 본능을 마음껏 분출했다.

높게만 느껴졌던 커튼의 끝은 어느새 도달해 있었고

코코는 능숙하게 천장으로 몸을 붙여 책장 뒤로 숨어버렸다.


낮 동안 그토록 그리워하던 자유는

코코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했고 동시에 묘한 불안을 일으켰다.

일단 어디든 숨어야 할 것 같았다.


‘그다음이 뭐였지? 이제 어디로 가지?

창문으로 갈까, 문 쪽으로 갈까…’


코코의 마음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는 빠르게 책장의 맨 꼭대기로 이동해

보드게임 상자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틈을 찾아 몸을 숨겼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생각을 좀 해보자.

높은 곳에 있으면 어디로 갈지 한눈에 보이니까.’


그런데 마음 한켠에서는

밀크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스쳤다.


“꼬맹이가 널 많이 그리워할 텐데.”

“식사도 챙겨주다가 문을 열어놓은 것 봐봐.”


코코는 살짝 몸을 내밀어

케이지 쪽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밀크는 조용히 코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자신의 케이지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오래 바라만 꿈꾸던 탈출구였지만

마음이 뛸 듯이 기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성공했다구…”

코코는 스스로 중얼거렸다.

기뻐해야만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낯선 감정이 더 크게 밀려왔다.


깜깜한 밤 공기 속에서

코코는 더 이상 케이지 안의 도마뱀이 아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밝은 달빛은

행여 자신을 비추어 누군가 발견하지 않을까 오히려 두려웠다.


코코는 다시 보드게임 상자 틈으로 몸을 숨겼다.


‘그래. 갑자기 말도 안 되는 기회가 생겨서

내가 당황한 것뿐이야.

나는 성공했고… 행복해야 하는 거야.

…일단, 조금만 더 생각하자.’


새벽이면 이 집 아저씨가 가장 먼저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코코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아저씨 가방에 점프해서

현관문으로 당당하게 탈출하는 거야!”


그 순간이었다.


“이봐, 현관문을 나서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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