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내 이름은 코코

by 제난희

그 순간, 공기는 달라졌다.

탈출을 꿈꾸던 코코의 온몸은 팽팽하게 긴장되었다.


— 지금이닷!


꼬맹이의 손이 케이지 문을 열어젖히자, 코코는 몸을 웅크렸다가 그대로 튕겨 나왔다.

슉—!


그 순간은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다.

케이지에 남아 있는 밀크를 흘끗 바라보며 코코는 속으로 웃었다.


‘이 잘생기고 멋진 지금의 내 모습을 보라고!’


밀크의 반짝이는 눈은 코코를 향해 있었다.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군!’


코코는 밀크에게서 시선을 떼고 목표 지점으로 몸을 돌렸다.

일단 꼬맹이 옷에 붙었다가 바닥으로 다시 점프하는 거야.


“어?! 코코! 으악!”


갑자기 달려든 코코에 놀란 꼬맹이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그 틈을 놓칠 코코가 아니었다.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그래, 다 왔다!


멋지게 바닥으로 착지하려는 찰나—

세상이 갑자기 깜깜해졌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거의 다 왔었는데!!!!”


꼬맹이의 아빠가 아이들 소리를 듣고 달려오며,

떨어지던 코코를 두 손으로 조개껍질처럼 감싸 쥔 것이었다.

빛이 완전히 차단되면서 코코에게는 세상이 검게 닫혀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그의 능숙한 손은 힘 조절을 잘해 코코는 다치지 않았다.


그렇게 코코의 탈출은 또다시 실패했다.


아저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 녀석, 왜 이렇게 말썽을 피우냐. 오늘은 주사기 피딩은 안 되겠다.”


아이들은 코코를 조심조심 케이지에 다시 넣어주었다.

탈출은커녕 아직 저녁도 먹지 못했는데, 코코는 결국 다시 케이지 신세가 되었다.


밀크는 그런 코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코코는 자신의 실패와, 그 모습을 밀크가 보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화가 났다.

케이지를 거칠게 한 바퀴 돌더니 가짜 나뭇잎 속으로 쑥 숨어버렸다.


“아빠, 그럼 오늘 코코 밥은 못 줘요?”

“저렇게 난리를 부리는데 어떻게 줘. 하루 정도 굶어도 괜찮아. 내일 좀 얌전해지면 주자.”

“배고플 텐데…”

“내일은 얌전해질 거야.” 언니가 꼬맹이를 달래주었다.


그렇게 집은 조용해지고 모두들 잠이 들었다.

밀크는 밤하늘의 별빛을 바라보며 케이지를 돌아다녔다.

코코를 몇 번 불러보기도 했지만, 그는 대답이 없었다.


집 안은 별빛과 달빛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고요하던 순간, 부엌 불이 딸깍 켜졌다.

아줌마나 아저씨가 물을 마시러 나온 줄 알았다.


“코코야, 배고프지? 이것 좀 먹어.”


꼬맹이였다.

조그만 그릇에 스프를 타서 가져온 것이었다.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날 좀 내버려둬.’


“코코야, 미안해. 내가 아직 좀 서툴러서…

너가 갑자기 뛰어오르면 내가 깜짝 놀라서 그랬어. 잘 자.”


집 안의 불은 다시 꺼졌다.

배는 고팠지만 먹고 싶지 않았다.


’쳇, 꼬맹이…‘


코코는 나뭇잎 사이에서 살짝 나와 그릇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케이지 문이 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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