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내 이름은 코코

by 제난희

아침 공기가 집 안에 아주 천천히 퍼져가던 그때,

아줌마의 목소리가 방 안까지 또렷하게 들려왔다.


“일단 코코부터 찾자. 커튼 뒤, 책장, 책 사이, 쇼파 아래… 가구 뒤도 다 살펴봐.”


명령이 떨어지자 아이들은 흩어지듯 움직였다.


“엄마, 쇼파 아래 없어요!”

“엄마, 책장에도 없어요!”

“커튼 사이에도 없네…” 아줌마가 중얼거렸다.


꼬맹이는 화분과 잎 사이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어디에도 코코는 없었다.

울먹이려던 꼬맹이의 어깨를 언니가 툭 치며 말했다.


“울기만 해봐.”


꼬맹이는 눈물이 쏙 들어갔다.

“언니 미워!”

“찾기나 해.”


둘의 투닥거림조차 지금은 힘이 없었다.


“아무리 찾아도 없네… 어디 간 걸까. 얘들아, 검색 좀 해봐. 도마뱀이 도망가면 어떻게 찾는지.”


언니는 능숙하게 핸드폰을 켜 유튜브에서 ‘도마뱀 박사’ 영상을 찾아냈다.

아이들은 놀랍게도 진지하게 경청했다.


그 사이 아줌마은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게코가 도망갔어요. 글쎄 지유가…”


자기 이름이 들리자 꼬맹이는 슬며시 엄마를 바라봤다.

언니는 그걸 놓치지 않고 팔꿈치로 툭 치며 말했다.


“집중해.”


그래서 꼬맹이는 고개를 돌려 다시 영상에 몰입했다.


“엄마! 게코는 위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대요. 그래서 아마 커튼 위나 높은 곳에 있을 거래요!”


“아빠도 집안에 있을 거니까 퇴근하고 같이 찾아보자고 하네.”

“엄마, 게코는 야행성이라서 지금 자고 있어서 우리가 못 찾는 걸 수도 있대요!”


“그래. 저녁에 다시 찾아보자.”


아줌마, 꼬맹이, 언니는 쇼파에 나란히 철푸덕 주저앉았다.

세 사람의 어깨가 동시에 떨어지며 힘이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코코는 높은 곳에서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먼지토끼가 코코 옆을 부유하듯 지나가며 말했다.


“저 사람들이 널 찾는 게… 너 싫지만은 않지?”


코코는 대답 대신 꼬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자유, 탈출, 모험. 멋있지. 우리 젊고 피 끓는 존재들이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


코코는 먼지토끼를 노려보았다.

“넌 진짜 날 헷갈리게 하는 거 알아? 그림 따위는 왜 보여줘서…”


“음, 그건 말이지.”

먼지토끼가 한 바퀴 굴러 코코의 앞에 멈췄다.


“정말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너에게 소중한 게 뭔지…

그걸 한 번쯤 생각해보라는 뜻이었어.”


그리고 몸을 흐물흐물 접더니 다시 펴며 말했다.


“많은 인간들도 그래.

당연하고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귀한 건지 모르고 살다가

잃어버린 다음에야 깨닫더라.”


먼지토끼의 말은 장난처럼 가벼운데,

이상하게 그 가벼움이 코코의 가슴 어딘가에 조용히 닿았다.


코코의 꼬리 끝이 아주 작게,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떨렸다.

현관문을 떠올리면 그 떨림은 멎었고,

지유의 울음소리가 다시 머릿속을 스치면

어김없이 미세한 진동이 올라왔다.


코코는 쇼파 위 세 사람을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눈가가 빨갛게 부어 있는 지유,

말은 퉁명스러워도 계속 옆을 살피는 언니,

한숨 사이마다 휴대폰을 꼭 쥔 아줌마.


코코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왜인지 모르게, 앞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