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설거지를 시작했다.
손은 바빴지만 머리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빠르게 부딪히는 그릇 소리에 부엌은 바쁘고 시끄러웠지만, 아줌마의 마음 한켠에는 코코를 찾았으면 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아저씨는 두 팔을 걷어붙이고, 심지어 두 다리까지 걷어 올리며 꼭 코코를 찾아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 모습은 온종일 코코 걱정에 축 처져 있었을 아이들을 위한 일종의 ‘센스 있는 공연’ 같았다.
아저씨의 예상대로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환호했다.
“아빠만 믿어!”
“우리 아빠 역시 최고!”
“아직 찾지도 않았어. 적당히 좀 해, 아빠.”
“언니!” 꼬맹이는 작고 귀여운 눈을 납작하게 뜨고 째려보았다.
“뭐~ 난 사실만 말했을 뿐이야.”
“그만 싸우렴. 지금은 코코한테 집중해야지.”
아저씨는 숨을 골랐다.
“분명 이 녀석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본성을 못 참았을 거야.”
“맞아, 아빠.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어.” 언니가 말했다.
“코코, 얼른 피해. 아저씨가 너가 위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올 거야.”
먼지토끼가 속삭였다.
코코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재빨리 몸을 숨겼다.
정말로, 아저씨는 곧 커튼 옆으로 왔다.
코코가 다치지 않도록, 놀라서 꼬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커튼 한 면 한 면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다음엔 높은 책장 위를 살폈지만 먼지만 수북했다.
먼지가 눈에 띄자 아저씨는 청소기를 가져왔다.
코코는 아저씨를 한번 보고, 먼지토끼를 보았다.
“도망쳐, 먼지귀신!” 코코가 외쳤다.
“난 괜찮아. 말했잖아. 있는 듯 없는 듯…
언제든 네가 보고 싶으면 다시 나타날 거야.
곧 다시 만나. 안녕, 친구.”
위-이잉! 뻥!
청소기 소리와 함께 먼지토끼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코코는 먼지토끼가 마지막에 남긴 이상한 말을 떠올리며
놀란 심장을 진정시키고 아저씨가 못 찾을 곳으로 재빨리 숨었다.
아저씨는 보드게임 박스를 하나씩 치워가며
작은 코코를 찾으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이어 손전등을 가져와 책장 아래와 쇼파 밑을 비췄다.
먼지와 장난감, 동전, 간식봉지가 뒤엉켜 있었다.
저 멀리 반짝이는 작은 물체가 있어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도마뱀 모형 피규어였다.
“어, 이게 여기 있었네!”
아이들이 반가워하며 물건들을 주워 들었다.
집안을 한 바퀴 뒤지고 청소까지 끝난 뒤,
아빠는 피곤한 얼굴로 웃었다.
“코코 덕분에 집 청소를 하게 생겼네.”
“아빠, 코코 어디 갔을까요?”
“일단 방마다, 천장부터 다시 찾아보자.”
그들은 실망과 지침의 경계 어디쯤에서
포기하지 않고 코코를 찾고 또 찾았다.
⸺
밤이 완전히 내려앉았고,
아줌마와 아저씨는 아이들을 달래며 잠자리에 눕혔다.
“우리… 찾을 수 있을까?”
“찾을 수 있을 거야. 어쩌면 코코가 먼저 돌아올지도 모르지.”
지유와 아빠는 작게 웃었다.
“얼른 자자.”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온 아빠의 눈은 감기려 했지만,
지유의 마음을 생각하니 코코를 꼭 찾고 싶었다.
아이를 재우려던 것이었는데
엄마도, 아빠도, 지유도, 언니도
하나둘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집 안이 고요해졌다.
사람의 숨소리만 은은하게 번지고,
흘러가는 시간조차 숨을 죽인 밤이었다.
그때,
조용히 그림자 하나가 움직였다.
코코였다.
긴장과 하루의 잔향을 뒤로한 채,
자신도 모르게 가장 익숙한 자리—밀크의 케이지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밀크.”
몰래 고개를 내민 코코가 낮게 말했다.
밀크는 고개를 돌리더니 피식 웃었다.
“탈출한다더니… 내 케이지 뒤에 숨어 있는 거야?
아저씨도 참, 여긴 못 찾으셨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나갈 수 있어.”
코코는 말끝을 흐리며 눈을 피했다.
조금의 침묵.
코코는 작게 숨을 들이켰다.
“밖이 나에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밀크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코코의 꼬리 끝이 말끝마다 미세하게 떨리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이 집이 답답했을지도 모르지만…”
코코가 낮게 이어 말했다.
“누군가… 날 찾고, 불러주고, 울어준다는 게…
생각보다 이상한 기분이었어.”
“그럼 돌아온 거네.”
툭,
무언가가 코코의 어깨를 건드렸다.
밀크의 꼬리였다.
“뭐야, 너 언제 나온 거야?”
“가끔 외출해.”
“뭐라고?”
밀크가 짧게 웃었다.
“집으로 돌아온 걸 환영해, 코코. 진심이야.”
코코는 당황했지만,
이상하게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이곳이—
코코의 집이고,
코코의 안식처이고,
코코의 자유와 소중한 것들이 모두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늘은 여기 있어도 괜찮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