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도 지나면 힘이 된다(6)

청춘의 좌절이 준 가르침: 멈춰 선 꿈 앞에서 삶의 본질을 깨닫다

by 황희종

1. 멈춰 선 기차, 절망의 잔혹한 통지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공기는 무척이나 무거웠습니다. 모두가 '대학 진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나는 그 대열에서 벗어나 홀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습니다. 매일 밤 7시부터 10시까지 교과서 대신 가정교사에 전념해야 했던 나의 현실은, 일반 대학 진학이라는 꿈을 애초에 꿀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때, 나에게 남은 유일하고도 절박한 기회는 00 사관학교였습니다. 기숙사 생활, 학비 면제, 졸업 후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제도권의 길. 나는 오직 네 과목에 모든 것을 걸고, 필기, 체력, 면접까지 통과했습니다. 오랜 인내와 노력의 결실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잔혹하게 꺾였습니다. 신체검사 '재검' 통보와 함께 돌아온 것은 ‘불합격’ 통지서였습니다. 흉부 X-ray에 잡힌 희미한 그림자는, 지난 3년간 악으로 버텨온 소년의 노력이 무리한 생활과 영양 부족으로 몸에 새겨진 고통스러운 흔적이었음을 증명했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했습니다.


2. 무학산의 눈물, 그리고 눈물로 더워진 밥상

깊은 좌절 속에서 나는 말없이 학교 뒤 무학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억눌러왔던 모든 감정을 쏟아냈습니다. 소년의 어깨에 짊어졌던 생계의 무게, 꿈을 향한 절박함,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허탈함. 나는 목 놓아 울었고, 소년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녁이 되어 파김치가 되어 자취방으로 돌아왔을 때, 주인아주머니께서 말없이 차려주신 따뜻한 밥상 앞에서 나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제 울음에 동생도, 아주머니 가족들도 함께 울었습니다. 눈물로 더워진 그날의 밥상은, 간절했던 꿈 하나가 조용히 꺼져가는 슬픈 만찬이었지만, 동시에 세상의 따뜻한 위로가 나를 감싸 안는 순간이었습니다.


3. 절망의 끝에서 발견한 삶의 근본적인 가치

그 이튿날, 나는 텅 빈 자취방의 짐을 정리해 군북으로 돌아왔습니다. 본격적인 병원 치료를 위해서였습니다. 매일 약과 주사를 맞았지만, 진짜 문제는 병든 육체보다 꿈을 잃고 삶을 밀어내던 마음이었습니다. 무리한 생활이 가져온 가혹한 대가 앞에서, 나는 벽 앞에 멈춰 선 기차처럼 한동안 완전히 멈춰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삶은 기어코 계속되었습니다. 어머니와 동생 곁에서, 시골의 맑은 공기와 매일 한 끼의 따뜻한 밥상은 잊고 있던 생명의 리듬을 천천히 일깨웠습니다. 소식을 듣고 찾아와 “넌 반드시 다시 일어설 사람이야”라고 격려해 준 친구들의 진심 어린 말은 처방 약보다 깊고 따뜻한 치유였습니다.

그 절망의 끝에서 나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건강한 몸이 있어야 꿈도 꿀 수 있다.’

이 단순하고 근본적인 진리를 나는 내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좌절과 실패를 통해, 인생이란 단 한 번의 성공이 아닌, 수많은 재도전과 새로운 시작의 연속임을 배웠습니다. 나는 그 울음을 다 삼킨 후, 다시 내일을 준비했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더 단단하게, 그리고 지치지 않게. 이 경험이 나에게 삶의 근본적인 초심을 안겨주었습니다.

[함께 쓰는 이야기] 당신의 삶에서 가장 간절했던 꿈이 예상치 못한 이유로 좌절되었을 때, 당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삶의 본질' 또는 '단 하나의 다짐'은 무엇이었나요? 댓글로 당신의 깊은 성찰을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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