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좌절이 준 가르침: 멈춰 선 꿈 앞에서 삶의 본질을 깨닫다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공기는 무척이나 무거웠습니다. 모두가 '대학 진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나는 그 대열에서 벗어나 홀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습니다. 매일 밤 7시부터 10시까지 교과서 대신 가정교사에 전념해야 했던 나의 현실은, 일반 대학 진학이라는 꿈을 애초에 꿀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때, 나에게 남은 유일하고도 절박한 기회는 00 사관학교였습니다. 기숙사 생활, 학비 면제, 졸업 후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제도권의 길. 나는 오직 네 과목에 모든 것을 걸고, 필기, 체력, 면접까지 통과했습니다. 오랜 인내와 노력의 결실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잔혹하게 꺾였습니다. 신체검사 '재검' 통보와 함께 돌아온 것은 ‘불합격’ 통지서였습니다. 흉부 X-ray에 잡힌 희미한 그림자는, 지난 3년간 악으로 버텨온 소년의 노력이 무리한 생활과 영양 부족으로 몸에 새겨진 고통스러운 흔적이었음을 증명했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했습니다.
깊은 좌절 속에서 나는 말없이 학교 뒤 무학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억눌러왔던 모든 감정을 쏟아냈습니다. 소년의 어깨에 짊어졌던 생계의 무게, 꿈을 향한 절박함,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허탈함. 나는 목 놓아 울었고, 소년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녁이 되어 파김치가 되어 자취방으로 돌아왔을 때, 주인아주머니께서 말없이 차려주신 따뜻한 밥상 앞에서 나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제 울음에 동생도, 아주머니 가족들도 함께 울었습니다. 눈물로 더워진 그날의 밥상은, 간절했던 꿈 하나가 조용히 꺼져가는 슬픈 만찬이었지만, 동시에 세상의 따뜻한 위로가 나를 감싸 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이튿날, 나는 텅 빈 자취방의 짐을 정리해 군북으로 돌아왔습니다. 본격적인 병원 치료를 위해서였습니다. 매일 약과 주사를 맞았지만, 진짜 문제는 병든 육체보다 꿈을 잃고 삶을 밀어내던 마음이었습니다. 무리한 생활이 가져온 가혹한 대가 앞에서, 나는 벽 앞에 멈춰 선 기차처럼 한동안 완전히 멈춰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삶은 기어코 계속되었습니다. 어머니와 동생 곁에서, 시골의 맑은 공기와 매일 한 끼의 따뜻한 밥상은 잊고 있던 생명의 리듬을 천천히 일깨웠습니다. 소식을 듣고 찾아와 “넌 반드시 다시 일어설 사람이야”라고 격려해 준 친구들의 진심 어린 말은 처방 약보다 깊고 따뜻한 치유였습니다.
그 절망의 끝에서 나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건강한 몸이 있어야 꿈도 꿀 수 있다.’
이 단순하고 근본적인 진리를 나는 내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좌절과 실패를 통해, 인생이란 단 한 번의 성공이 아닌, 수많은 재도전과 새로운 시작의 연속임을 배웠습니다. 나는 그 울음을 다 삼킨 후, 다시 내일을 준비했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더 단단하게, 그리고 지치지 않게. 이 경험이 나에게 삶의 근본적인 초심을 안겨주었습니다.
[함께 쓰는 이야기] 당신의 삶에서 가장 간절했던 꿈이 예상치 못한 이유로 좌절되었을 때, 당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삶의 본질' 또는 '단 하나의 다짐'은 무엇이었나요? 댓글로 당신의 깊은 성찰을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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