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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서 Jan 21. 2022

내가 하는 선택이 모여 나를 만든다

‘나 좀 게으른가?’ 하고 생각이 들 때면 상기하는 말이 하나 있다. “내가 하는 선택이 나를 만든다”는 문장인데, 이걸 마음 속으로 되새김질한다. 인생이 100세까지라고 가정했을 때 아직 그리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삶을 살아온 내가, 지난 날을 돌이켜 봤을 때 후회하고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다. 



주변에서 봤을 때 나라는 사람은 하고 싶은 것을 곧바로 행하고,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았다고들 한다. 그런데 내가 내 안을 돌아보면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평, 불만이 많아서 행복하지 않은 시간들이 대다수였다. 무지해서 한 실수도 많았고, 지금 당장의 달콤함 때문에 먼 미래의 상황을 내다보지 못한 적도 있었다. 이 결과들은 모두 나를 제대로 챙기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선택해야만 했다. 내가 하는 일이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라면 과감하게 버리기로. 



늦었지만 나를 제대로 챙기기 위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이 세상의 <부정적>인 것에서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거였다. 지인들 중에 항상 불만을 말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래서 싫고, 나랑 같이 일하는 PD는 저래서 싫고, 너무 힘들어~ 라고 고민상담을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 이런 부정적인 언어는 당시엔 괜찮은 것 같았지만 마치 어항에 검은 물감을 뿌린 것처럼 마구마구 퍼져서 뭘 하든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장 경계대상 1위였다. 이런 친구들은 대놓고 피했다. 예를 들면 전화를 바로 받지 않고 아주 늦게 답장을 하는 식으로. 



두 번째는 내 삶을 단순화시키기로 했다. 특정한 시간에 특정 행동을 하게 되면 잡 생각을 떨치고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고 바로 침구 정리를 하고 환기를 시킨다. 밤 11시~12시 사이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일기를 쓴다. 너무 쓰기 싫은 날이라면 한 줄이라도 쓰자. 



아침에 일어나서 침구 정리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물도 한 잔 마시게 된다. 그러다 보니 밍기적 거리면서 침대에서 핸드폰만 만지는 버릇을 고치게 됐다. 일기를 쓰는 건 사실 지나간 일들에 대해 기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데 자연스럽게 나의 관심사를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예를 들면, SNS에서 배추찜이 유행을 하는데 한 번 해먹어볼까? 라고 쓰거나, 오늘은 이연복 레시피로 배추찜 했었는데 다른 사람 레시피도 찾아볼까? 하는 식이다. 일기라는 게 그 날의 일을 쓰다 보니 반대로 나쁜 감정들을 마구 쏟아놓는 날도 있다. 언젠가 돌아보게 되면 찢어버리고 싶어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 오늘의 나를 충실하게 기록한다. 내일의 나를 위해서. 



세 번째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들을 되도록 다른 사람들도 잘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에 전시했다. 혼자 말하고 결심하는 것보다 효과가 크다. 내가 올해 세운 계획 하나는 “책 50권” 읽기다. 이걸 해내려면 적어도 한달에 4권은 읽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니까 읽겠다고 사두었던, 그리고 잊혀진 책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에세이 모임이 있어서 한 달에 2권은 의무적으로 읽으니깐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에세이로 쓰는 것 또한 기록의 힘을 믿기 위한 나의 행동이다. 내 선택이 나를 만든다면 그 선택의 방향은 누구에게 휘둘리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해서 나라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오늘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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