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1121

자존감과 자족감의 올바른 균형을 찾아가라

by 미스터Bit

집중해야 할 일정이 있었음에도 어제는 동료의 요청으로 함께 외근을 나갔다. 지난 몇 주 동안, 동행해야 할 필요성이 다소 낮은 부탁을 몇 번 거절했던 미안한 마음에 어제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슬픈 예감은 역시 잘 틀리지 않는다. 우리의 방문은 온전히 상대의 편의를 위한 큰 배려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물 한 잔 권하는 작은 호의조차 베풀지 않았다. 건조하고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그럭저럭 미팅의 목적을 마무리한 순간, 동료는 본질과는 다른 부탁을 상대에게 했다. 나는 아직 그런 어색한 순간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그 광경이 마치 고객이 주문한 최고급 케이크를 가장 완벽한 수준으로 만들어 가져가 주문자에게 큰 만족을 주었는데, 어제 팔다 남은 조각빵이 못내 아까워 같이 사달라고 부탁했고, 주문자는 거절할 타이밍을 찾지 못해 원하지 않는 빵을 구매한 광경처럼 보였다.


동료는 상대가 방심한 가장 완벽한 타이밍을 공략해 남은 빵을 같이 팔 수 있어 만족한 것처럼 들떠 보였으나, 나는 이 거래가 빛이 바랬다고 생각했다. 자족감은 중요한 가치이나 섬세한 쓰임, 즉 때와 장소가 중요하다. 동료는 자족감을 얻었지만 나는 자존감을 잃었다.


나는 고객을 만날 때 진심으로 상대의 편익을 높이는 데 최대한 기여하고 있다고 믿고 행동한다. 그것이 나의 자존감이고 일을 재밌게 놀이처럼 할 수 있는 비결이다. 나는 적어도 목이 마른 자에게 필요한 건 천 원짜리 생수 한 병이지 2만 원 할인된 미슐랭 셰프의 조각 케이크 한 조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제의 불편함을 교훈 삼아, 오늘은 반드시 자족감 대신 자존감 있는 하루를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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