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냄새조차 향기롭다던 어머니
“한 숟갈이라도 먹어야지.”
“…”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며 매일 고집을 부리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잘 먹어야 빨리 낫는다며 매일같이 나를 어르고 달래며 밥을 먹여주셨다.
늦게 얻은 막둥이였던 나는 어릴 때부터 집안 모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엄마는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이든 허락해 주셨고, 내가 먹고 싶고 갖고 싶다는 것은 당신이 주실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다 해주셨다.
그런 어머니가 딱 하나 허락하지 않는 게 바로 오토바이였다.
스무 살 때부터 오토바이 때문에 어머니와 엄청 다퉜는데 결국 오토바이 사고로 이렇게 되다니.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오토바이를 타지 않았더라면…하는 생각뿐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내 모습에 눈을 감고 싶었고, 눈을 감아도 떠나지 않는 끔찍한 생각들 때문에 잠드는 것조차 고통이었다.
모든 것이 꿈이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현실이었다.
지독한 냄새가 코를 찔러댔다.
요의도 못 느꼈고 대변을 본 적도 없는데 대소변이 새어나왔다.
내가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침대는 이미 오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대소변도 못 가리는 놈의 후각은 너무나 멀쩡했고, 의지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몸을 가지게 된 내 정신은 지독히도 온전했다.
간호사들이 침대 시트를 하루에도 몇 차례나 갈아주었다.
나는 이 수치스럽고 창피한 모습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여야 했다.
사랑하는 그녀에게까지…
왜, 대체 왜 살아남아서 이렇게 여러 사람을 괴롭히고 있는 걸까.
혼자서는 죽지도 못하면서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