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Don't Cry

줄 서서 기다리는 작은 행복

by 김혁건

욕창 때문에 꼼짝도 할 수 없었던 나는 1년 동안 샤워는커녕 머리도 감지 못했다.

늘 몸에 붉은 붕대를 하고 있어야 했으니 물수건으로 몸을 닦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 했을 때 1년 만에 샤워를 했다.

그 날의 샤워는 마치 하늘 위를 나는 것처럼 시원하고 개운했으며 행복했다.

더 이상 내 삶에 행복이라는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 작은 일상에 행복을 느끼게 될 줄이야.

나는 목욕 봉사를 오시는 분들이 병원에 오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특별한 그날을 매일 기다렸다.

흉수 장애(하반신 마비)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손으로 몸을 씻을 수 있지만 경수 장애인(사지 마비)들은 혼자서 세수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목욕 봉사의 날은 아주 중요한 날이다.


그날이 되면 많은 분들이 휠체어를 타고 샤워장 앞 복도에 길게 줄을 선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차례를 기다리면 목욕을 받을 수 있었다.

긴 목욕은 아니었지만 물로 몸을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목욕은 몸뿐만 아니라 지쳐있던 이 내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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