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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Jan 11. 2017

제2장 Don't Cry

줄기세포와 마지막 희망

부모님은 모든 것에 체념한 나를 다독이며 침 치료를 받게 했다. 

20cm 길이의 침을 팔과 다리에 맞았다. 

반년 동안 침을 맞았지만 신경은 돌아오지 않았다. 

떠올려보니 정말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해본 것 같다. 


그즈음 무슨 치료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몸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긴 했다. 

왼쪽 얼굴에서만 나던 땀이 지금은 오른쪽에서도 난다. 

줄기세포 때문인지 침 때문인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게 된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땀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던 내게 체온조절이 된다는 건 굉장한 일이었다. 

    

지금도 어머니는 미국으로 가서 한 번 더 줄기세포를 해보자고 하신다. 

나는 성공사례도 없고, 100% 낫는다는 보장도 없으니 하지말자고 하지만, 아버지는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다시 치료를 해보자고 하신다. 

그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도 두 분은 믿음을 버리지 않으신 것 같다.      

나의 오른쪽 얼굴에 땀이 나게 된 것은 줄기세포나 침 때문이 아니라,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두 분 덕분이다. 

줄기세포는 당시 나에게 마지막 희망이었지만, 지금 나의 희망은 침도, 줄기세포도 아니다.  

    

나의 희망은 

나의 부모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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