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nolia -> Love letter
하얀 목련이 피는 봄이다!
“목련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감성지수가 최고로 높은 학창 시절에는
시인 박목월의 시에 작곡가 김순애가 곡을 붙인
‘4월의 노래’를 즐겨 불렀다.
누군가의 귓전을 울리며 달콤하게 들려주고 싶은 세레나데였던 것이다.
아~아~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에게 더 이상의 줄리엣은 없어 세레나데를 부를 수 있는 기회마저 무기한/ 사정없이/ 끝도 없이 연기되고, 연기같이 저만치 앞서가다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 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양희은의 하얀 목련 노랫말이다.
빛이 뉘엿뉘엿 서산을 넘어가는 것 마냥 어슴푸레
석양을 바라보는 시간이 점차 가까워지다 보니
이제는 사랑을 담아 계속적으로 끊임없이/ 무한정/ 쉴 새 없이/ 부단히 찬가를 불러주어야 할 가까운 상대보다는 문득문득 그리운 생각으로 가슴 벅차오르는 여인이 그립기 짝이 없다.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길잡이 목련화는
새 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처럼 순결하고 그대처럼 강인하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라"
봄을 대표하는 봄의 전령이자, 봄꽃으로 귀족 대접을 받기에 부족함이 한 톨도 없기에 그 이름에 합당한 꽃, 목련(木蓮).
목련, 그 이름은 이른 봄에 새하얗게 피는 꽃이 마치 ‘나무에서 피는 연(蓮)’과 같아서 붙여진 고결한 이름이다.
경희대학교 총장 조영식(어라, 내 이름과 같은가? 어쩐지 감수성이 높으시더라니까요)이 작시하고, 음대 학장 김동진이 작곡한 테너 엄정행의 ‘목련화’는 봄맞이 음악회에 단골로 등장하는 국민 애창곡이며,
앙다문 입술처럼 잔뜩 오므리고 있는 꽃망울이 마치 붓을 닮았다고 ‘목필(木筆)’이라 부르기도 하여, 서예와도 찰떡같이 어울리는 꽃이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26학년도 수능 국어 제7번 문항(스포 유의)
(출제 확률 88%, 갬블 사이트 확률 92%)
대치동 일타강사니만큼 특별히 애독자 여러분들의 수험생 자녀를 위해서 최상급 문제를 긴급 확보 방출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제 7번) 하늘을 향해 끝없이 달려가는 목련 꽃의 올곧음은 모진 풍파에도 굴하지 않고 곧추 세워진 허리와도 같아 보입니다. 그 꽃 모양이 마치 붓을 거꾸로 들고 있는 형상과도 같아 보여, 목련 나무가 꽃을 붓삼아 하늘을 향해 글을 쓰고 있는 것만 같기도 합니다. 그럼,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목련이 백일장에 나온 듯 하늘에 손을 대고 쓰는 글은 과연 어떤 내용의 글일까요? 자, 문제입니다. 하늘을 향해 피어오르는 목련 꽃이 땅에 사는 우리에게 그렇게도 간절하게 전하고픈 소리 없는 아우성은 과연 무엇일까요?
1)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2)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 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3)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따스한 다독임이다.
4)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여인을) 돌로 치라.
다들 목련의 속삭임에 관한 심오하고 난해하기까지 한 수능 출제(일타강사로서 100% 확신)문제는 잘 풀어보셨나요? 출제자(꽃)의 의도를 순간적으로 캐치해 낼 줄 알아야 우리가 말하는 소위 증답을 쉽게 알아맞히겠죠. 정답은 신비하게도 우리들 자신의 가슴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신기하게도 조승우의 뮤지컬 'Jekyll And Hyde'의 노래 한 자락이 생생히 공명되면서 지금 여러분의 귓가에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죠~잉!)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우성은 가슴에서부터 소리 없이 들려오는 법이니까요. 누구를 위하여 문제는 던져지는가?
정답은 과연, 잘 들리나요? 잘 안 들리나요?(들안들)
(수능시험 종료 직후)
광고타임) 블라 블라, 어쩌구 저쩌구!
해설) 곧이어 SBS 수능 담당 출제위원의 정답 해설시간입니다.
SBS 앵커) 그럼, 수능 출제위원과 해설위원을 동시에 스튜디오에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능 해설위원, 출제위원)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 (둘 다) 급 어색 뻘쭘!
SBS 앵커) 이번 수능 국어문제 제 7번 문항이 전세계적으로 화제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문제의 의도랄까요? 문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자세히 알려주시죠!
수능 해설위원) 아, 네. 이 문제는 제 경력을 바탕으로 감안해 볼 때에도 상당히 고차원적인 문제로 판단이 됩니다. 결코 쉽게 보거나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그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1세기에 한 번 출제될까 말까 할 정도로 수준이 아주 높은 문항입니다. 시인 도종환, 김춘수, 서정주,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제자까지 도합 네 분이 모두 같은 자리에서 본 문항을 풀고 계셨는데요. 모두들 한결같이 일심동체가 된 것 마냥 일시에 혀를 내두르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고로 수험생 여러분은 보다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분석과 함께 날카로운 재치까지 가미해서 본 문항 문제 풀이에 임해야겠습니다.
수능 출제위원) 문제 출제 시 주안점으로는 오로지 수능 문항에 한 치의 실수나 지적 오류가 없도록 역사상 최고로 역대급의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부합니다. 본 문항을 출제하기에 앞서 사전 자료조사를 철두철미하게 수행했음을 이 자리를 빌려 밝혀두는 바입니다. 세계 각국의 유명 도서관을 직접 방문하기까지 수고를 하면서 방대한 세계의 명시 중에서 꽃, Flower, fleur, die Blume, はな, 花를 색인으로 하여 검색을 전부 몽땅 다 했습니다. 그런 절차를 충실히 거쳐 , 지문 10개가 엄선되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지문이 4개로 간추려졌습니다. 다만, 4번 보기에 대해서는 약간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시에 관한 문제이므로, 여인을 꽃에 비유할 수 있는 시의 특성상 시적 허용으로 너그러이 이해하시리라 사료됩니다.
수능 해설위원) 본 문항은 선생님 지도 하에 학교 공부에 충실히 임하고, 교과서 위주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했다면, 무난히 풀 수 있으리라 판단됩니다. 그래서, 해답이자 정답은 여러분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시청자) 뭐~래! (웅성 웅성) 뭬~이야!
목련 꽃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을 하고,
목필로 어떤 연서의 글을 써 수줍게 건넬까?
다정한 사랑의 언어를 뜨겁게 건넬
여인이 있기는 한가?
연서를 고이 접어 보낼 아리따운
아낙이 있기는 한가?
우체국 앞에서 잠깐 고민해 본다.
이제는 빨간 볼 사춘기 소년처럼 수줍게 건네 볼 아리따운 여인마저 사라지고 없으니 눈앞에라도 있는 듯 시늉이라도 해야 할까나?
과연, 그 편지는 어떤 사랑의 빛깔을 띨까요?
받으면 읽어 보기는 할까?
읽으면서 벅차오르는 가슴을 부여잡으려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세상의 절반이 그 아름다운 여인이거늘!
목필로 무언가를 그려보다가 써 본다.
사랑한다.
애정한다.
추앙한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자랑도 교만도 아니하며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않고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고
사랑은 성내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네
사랑은 모든 걸 감싸주고
바라고 믿고 참아내며
사랑은 영원토록 변함없네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이 세상 끝까지 영원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