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로서 참관수업에 참여하다
오늘도 제비 2리 주민 친목 단체수업반 전쟁터에 혈혈단신으로 참전하는 기쁨을 누려본다. 구정 동호회 일곱 분이 자체적으로 서예에 대한 학구열을 높이며, 나름 힘찬 결의를 다지고 있다.
지난 수업 과제물을 갤러리에 들고 와서는 도착하자마자 각자 바닥에 내려놓고, 서로 간에 숙제가 형편없다며 겸양의 표현으로써 엄살을 떤다.
사진 1) 회원 님들의 나름 혁혁한 전과를 뽐내고 있는 과제물 집합소
선생님 체본을 받고 있는 도중, 서예에 대한 흥이 났는지 내년 봄에 전시회를 갖자느니 전시회는 가을이 제격이라니 옥신각신하다가 결국엔 벚꽃 피는 날에 전시회를 갖기로 마음을 모은다.
그 와중에도 '벚꽃 금방 피' 하면서 너스레를 떤다.
기대가 되는데요. 회장님 주도로 '그때까지 붓을 많이 세우자'라고 각오를 내비친다. '그때 꼭 와서 봐야지' 속으로 되뇐다. 전시회장은 개인 소유의 집에 마련한 개인 상설 전시장에서 열기로 하고, 수업은 이내 계속된다.
그 개인 전시장에는 프랑스 작가의 작품인 아뜰리에따 홍의 작품이 상설 전시 중에 있다. 사진으로 보니 그럴듯해 보인다. 사실을 알고 보니 할머니의 서예 붓에다가 서양 물감을 찍어 선을 그었는데, 제법 작품이 된다. 그 손자 눈이 부시다고 항상 선글라스를 쓴다고 한다. 멋쟁이도 그런 멋쟁이가 따로 없다.
사진 2) 구정 동호회를 위한 스승님 체본
선생님께서 체본에 지친 손을 잠시 쉬는 동안, 과제물 품평은 계속된다. 고가로 낙찰이 되든지 저가에 낙찰을 받든지 뭐든지 간에 스승님의 글씨 지도는 쉬지도 못하고 계속 돌고 돈다. 제자들의 글씨 중에서 잘 된 획만 일깨워주는 점도 돋보인다. 이는 제자들의 기를 꺾지 않고 서예에 대한 열정을 북돋아주는 것으로써 스승님의 배려와 지혜가 엿보인다.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좋다.
한 회원은 '붓을 들었다 놨다 연이어 힘을 빼고 움직이다가 끝을 탁하고 뗀다'라고 하면서, 스승님의 운필의 과정을 생생하게 실황 중계를 한다. 거기에 장단을 맞춰 스승님은 '이제 다 털렸다'며 한탄을 하면서, 자신도 회원의 실황 중계에 따라 운필이 되신다고 격려해 주신다. 그래도 자신의 운필을 입으로 따라가며 입으로 같이 글씨를 쓰는 것이 기쁘고 대견하신 듯 '줄탁동시'라고 연신 칭찬해 주신다. '그러면서 글씨도 자연스레 는다'라고 두둔까지 해주신다.
구정 동호회반의 조금은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열성과 열의 못지않게 강릉원주대 평생교육 서예반도 나름 침묵으로써 맹렬히 도를 닦는 중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을 저자만 알고 있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평생교육반은 본인이 참여하기 전에는 오직 면벽수도로만 정진했으나, 저자의 활달함에 손을 들고 나서는 조금은 화기애애해진 면이 있다. 그래도 서예반의 진중함과 진지함은 어디 가지를 않는다. 과연 어느 반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도무지 예측이 불가하다. 서예 신생반이 될지 고등반이 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사진 3) 스승님의 대작 작품 완성을 위한 사전 연습본(서화동원)
여러분은 이 연습본이 과연 글로 보이시는가 아니면 그림으로 보이시는가? 제 생각엔 글로 보이면 하수일 것 같고, 그림으로 보인다면 고수일 것만 같다. 순전히 나 혼자만의 자유분방한 착각일 따름이니 양해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2026년 새해에도 독자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내리게 하사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우리에게 견고하게 하소서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견고하게 하소서"(시 9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