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春大吉, 建陽多慶!
지난주에도 제비 2리 촌로들이 매주 한 번씩 자신들의 성과물이자 숙제물들을 두 손에 들고 한데 모이는 그 옛날 서당과도 같은 서예반이 활짝 꽃 피듯 열리는 날에 저자는 장학사의 신분으로 위장 근무(undercover)를 암암리에 수행해 보기로 한다.
서예반 수강생들은 강릉원주대 평생교육원 소속의 신참내기(fledglings) 장학사(?)가 찾아온 줄은 꿈에도 모르고, 지지배배 지지배배 서로들 신이 나 이야기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오늘의 숙제는 입춘첩 혹은 입춘방이라고도 불리는 여덟 글자(입춘대길, 건양다경)를 각자 나름 집에서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글자를 써서 갤러리로 가져오는 것이다. 다들 맘껏 실력을 뽐내려고 애쓰기도 하고, 또 튀어보려고 꽤나 열심히 노력 중인 게 초보자인 내 눈에도 살짝꿍 엿보인다.
입춘방은 입춘첩(立春帖), 입춘축(立春祝)과 같은 말이며, 입춘날에 봄을 축하하고 한 해의 복을 기원하며 대문이나 기둥, 천장에 붙이는 글귀이다.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뜻도 있다. 입춘시는 정확히 한 해가 시작되는 시간(2026년 입춘시는 2월 4일 새벽 5시 1분)으로, 그 시간에 딱 맞춰 입춘방을 붙이는 시간이다.(사촌 형님의 글에서 그대로 따옴)
서예 과제물을 두 줄로 세워 놓고 보니, 두 명의 춤꾼이 승무를 추는 듯한 모양새로 하얀 화선지가 장삼놀림(장삼 뿌리기)처럼 그럴듯하게 한 폭의 그림처럼 잘도 어우러진다.
어떤 분은 이제야 중봉을 깨우쳤다면서 아침부터 점을 찍는 연습을 계속했다고 자랑이 누에고치에서 누에실 나오듯 자꾸만 길게 길게 늘어지기만 한다.
오늘도 스승님의 획은 자유자재로 화선지 위를 김연아가 피겨 스케이팅 하듯 멈춤이 없이 그대로 미끄러져 가기만 한다. 여기서는 누르고, 저기서는 삐치고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그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어도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자리에 독자분들도 서 본다면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는 풍경임을 확신한다.
어느 분은 동호회원의 서예 감상평에 기가 눌려 목요일이 다가오는 게 두렵기까지 하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하는군요.
하여간, 언더커버 신출귀몰 장학사의 잠행 출또로 바라본 입춘 기념 서예반의 정겨운 풍경입니다, 그려.
사진 1. 저자의 입춘방
사진 2. 시선도 배움의 열기도 뜨거운 서예반!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사 복을 주시고 그의 얼굴 빛을 우리에게 비추사 (셀라)"(시 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