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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Sep 04. 2024

금줄을 아시나요?

오늘, 우리 첫째 딸 생일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아빠가 된 것이다.

모르는 것 투성이고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전한 때도 아니어서

정말 어렵게 키운 것 같다.

그런 아이가 유치원을 가고

초증학교를 거쳐 중학생때 유학을 갔다.

거기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본인이 원하는 분야인 디자인 전공을 하고

취업해서 매니저가 되었다.

결혼은 했지만 아직 아이는 없다.

불만이 있다면 그것 하나다.

오늘 우리 아이 생일에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아파트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대부분 전통 가옥에서 생활했다.

남의 집을 방문할 때면

허기침을 하거나

대문에 붙어있는 고리를 가지고 노크를 했다.

그러면 안에서 대문을 열어주곤 했다.

골목에서 놀 때는

친구 집 앞에서 이름을 크게 부르면

마치 접선 신호처럼 친구가 나오곤 했다.

그 때는 불편함이 없었다.

지금 아이들이 생각하면

스마트폰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하고

마치 원시인 생각하듯 하는데

방법들이 다 있었던 것이다.

또 아이가 태어나면

대문에 금줄을 쳐서

외부인들의 출입을 제한했다.

금줄은 왼새끼줄에

성별에 따라 남아는 빨간 고추를

여아는 숯을 달았다.

그래서 금줄을 보기만 해도

아들을 낳았는지 딸을 낳았는지 알 수 있었다.

붉은 고추는 악귀를 쫓는 효험이 있고

숯은 검은 빛으로 음색으로 잡귀를 흡수하는 기능을

가진다고 믿었다.

사람들은 금줄이 쳐 있으면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해

급한 일이 아니면 출입을 삼갔다.

특히 몸과 마음이 부정한 자는

출입을 삼갔다.

밖에서 누구와 싸웠다거나

동물들을 도축하는 광경을 본 사람들은

스스로 알아서 출입을 삼가했다.

대개 금줄은 21일 동안 쳤다.

그 정도의 시간이면

아이가 적응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우리가 아프리카의 현지 생활을

다큐로 표피적으로 보니까

미개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 그들의 삶은 우리의 생각과 다를 것이다.

우리 예전의 모습을 보고 미개하다고 한다면

거품 물을 일이니까…

그리고 100일이 지나면

가까운 친인척을 불러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미신 같지만

정말 과학적인 생각이었다.

생각해 보라.

스페인이 남미를 식민지화 할 때

무기로 죽인 원주민보다

접촉해서 균으로 죽은 사람의 수가 더 많았다.

노출되지 않은 세균이 살인 병기가 된 것이다.

그 옛날 과학적인 근거가 없었음에도

우리 조상들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도 정갈하지 않으면

스스로 방문을 자제한 것이다.

어렸을 때는 단순히 미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단순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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