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난 인문학 Sep 26. 2024

20대 청춘의 특권은
저지르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서는 안되는데

그렇게 살고 있는 나이가 바로 20대 청춘이다

그러나 후회하거나 뒤 돌아보지 마라.

그것이 20대 청춘의 특권이다.

한번 내가 살아보고 싶은 대로

마음껏 살아봐라.

다시는 이런 나이는 오지 않는다.

나는 10대 중반부터

시인을 꿈꿨다.

시인 외에는 되고 싶은 꿈이 없었다.

중.고 시절 학교 도서관의 책을 읽지 않은

책이 없을 정도로 읽었다.

누가 시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냥 내가 쓰는 것이었다.

유명한 시인들의 시집을 사서

읽고 필사하고 암기하곤 했다.

뭔가 좋은 시가 어떤 것이라는 개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늘 메모를 하고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생각나는 뭔가가 있으면

메모를 하고 저녁에 집에 들어가 정리를 했다.

자작시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스스로 만족하는 시들도 간혹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등학교 1년 선배가 소설을 권했다.

내 필력이면 아름다운 소설 하나 정도는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형의 권고로 2,3년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작은 하는데

마무리가 안 되었다.

마무리를 하고 나면

왠지 이상해 보였다.

권선징악 같고

언젠가 내가 읽은 작가의 플롯이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200자 원고지에 쓰고 버리고

수없이 많은 퇴고를 거듭했지만

내 맘에 쏙 드는 작품은 나오지 않았다.

고만고만한 친구들이 좋다고 하면 뭐하겠는가?

그래서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을

나 스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명작 단편소설은 대부분 다 읽었다.

나와는 차이가 나는 작품들이 많았지만

기존에 신춘문예 당선된 소설들을 읽어보면

금방 따라잡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만 둘 수가 없었다.

탈고해서 선배들에게 보여주면

엄지척을 했다.

당선되겠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당선에 대비해서 선배가 호를 지어주었다.

‘시연(是衍)’

‘이 시’에 ‘물 넘칠 연’이었다.

지정된 곳이나 지정된 것의

한계가 없이 넘쳐난다는 뜻으로

한계가 없이 무한의 발전을 의미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필명은 ‘시연’이었다.

물론 신춘문예 출품에 작가 이름은

‘김시연’으로 출품했다.

내게 작은 꿈이 있다면

젊은 그 시절의 열정으로

러브 스토리 하나를 쓰고 죽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러브 스토리 하나를 완성하고 싶은 꿈이 아직도 있다.

가끔 드라마를 보면서

아직도 노트북을 열고

러브 스토리를 쓰는 나를 발견한다.

20대의 꿈은 그래서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내가 시인은 되지 못했지만

카피라이터로 영원히 현역으로 뛰는 것은

그때의 열정 덕분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얼굴만큼은 불경기를 만들지 마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