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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Sep 27. 2024

무인카페에서 실수한 초딩의 반성문


 지난 9일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올린 글이 훈훈하다.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받는 하루였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사장님이 올린 글에는

3년 정도 운영하고 있는데

바닥에 쏟아진 얼음을 보고

누구의 소행인지 알아보기 위해 CCTV를 돌려봤다고 한다.

제빙기에 컵을 올리지 않고

버튼을 눌러서 얼음이 쏟아진 것이다.

순식간에 쏟아진 얼음으로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그러자 그 작은 학생은 놀라서

앞뒤 가리지 않고 황급히 줄행랑을 친것이다.

CCTV에 비춰진 학생은

진심 놀라고 당황해서 어쩔줄을 모르고

줄행랑을 친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기 위해 카페이 들른 사장님은

선반 위에 뭔가를 발견하고 집어들었다.

꼬깃꼬깃한 종이에 어린아이의 필체로 된

사과문이 있었다.

거기에는 이런 반성문이 있었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무인카페를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을 쏟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고 지우겠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되길 바랍니다.” (후략)

편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올려놓고 간 것이다.

1000원의 보상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편지에 담겨진 반성문의 내용이었다.

죄송하다는 반성과 사용할 수 없어서 저지른 실수임을 알리고

“작은 돈이지만 도움되길 바랍니다.

장사 오래오래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미에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세상이 각박하고

아이들이 버르장머리가 없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도 있다.

이에 카페 사장님은 아이에게

카페를 계속하는 한 무료로 이용하라고 했다.

나는 이 보도를 보고 생각했다.

이 아이의 뒤에 있는 부모님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들일까?

저런 행위는 그냥 아이들 스스로에게

나오기 어려운 행동이다.

평상시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손수 보여준

가르침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아름다운 부모 밑에 저럼 착한 아이가

자랄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이 험하게 변해도

나부터 중심을 잡고 선행을 한다면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다.

지구 행성에 살아가는 인간은

그냥 살아온 것이 아니라

이렇게 아름다운 선행의 연속성으로

치유되고 발전한 것이다.

카페 사장님이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지쳐가고 있었는데

다친 마음까지 보상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생각지도 않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동심원이 되어 멀리멀리

아름다운 물결이 되어 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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