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디지털 세대들은
음식을 먹기 전에
일기를 쓰듯 촬영을 해서 저장한다.
내 삶의 기록 영화 같기도 해서
나는 개인적으로 좋게 보는 편이다.
특히 음식에 대해서
남자는 맛으로 먹지만
여자들은 우선 비주얼적으로 만족해야 한다.
물론 맛이 없고 비주얼만 훌륭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각적으로 흥분을 시켜야
그 다음에 젓가락이 가는 것이다.
남자들이 음식 본연의 맛에만 진심이라면
여자들은 비주얼과 맛 그리고 인테리어까지
영향을 미친다.
무조건 맛집이라고 해서
외식 장소로 잡으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장소를 잡으면 필시
“사람들만 바글바글해서
밥이 입으로 가는 지 코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다음부터 분위기 좋은 데로 하세요”
이런 핀잔을 받기 십상이다.
거기다 대고
“맛만 좋구만!”하면
그날 외식은 돈만 쓰고
성과는 마이너스인 날이 되고 마는 것이다.
만약 그런 장소를 가려면
서사를 깔아야 한다.
“이 집이 분위기는 영 그런데 여자 배우들도 자주 오는 맛집이야”
이 정도만 깔아도
큰 사단이 안 날 것이다.
우아한 분위기가 아닌 집을 가려면
먼저 그 집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 주고 가는 것이 좋다.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딸아이와 할 때는
맛보다 분위기를 가지고 선택한다.
아들은 대체로 맛 위주로 골라도 큰 불만이 없다.
묘한 비교지만 인간 본연의 유전자다.
남자들은 목표 지향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구석기 시대를 생각해 보자.
남자들은 밖으로 나가 그날 먹을 사냥감을 잡아야 한다.
그날 목표한 사슴을 잡았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날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남자들이 사냥을 나가면
모여서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집안 이야기부터
최근 어느 산에 가면 맛있는 나물이 있고
옆 동굴의 여자가 입은 옷이 멋있다는 등
다양한 주제로 수다를 떠는 것이다.
그곳에서 여자들은 온갖 수다를 떨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자기 남편에 대한 공격거리를 찾기도 한다.
남자와 다르게
여자들은 수다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거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이다.
주변 환경에 민감한 유전자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유전자가 지금까지 내려와서
분위기와 비주얼을 찾는 것이다.
탓할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할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