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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Aug 20. 2024

달콤하지 않은 '달콤한 인생'

<영화 달콤한인생, 2005년>


 선우가 물었다

“저한테 왜 그랬어요?

말해봐요

저한테 왜 그랬어요?”


보스 강사장은 툭 내뱉듯이 말한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광고에서도 코미디에서도 많이 패러디된 장면이다.

이 상황을 소환해 보면 다음과 같다.

냉혹한 보스 강사장은 자기보다

한참 어린 여자 희수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수족인 선우에게 희수를 감시하라고 한다.

바람을 피우면 자기한테 보고하고 처리하라고 한다

그러나 감시를 하면 할수록

조사를 하면 할수록

만나면 만날수록

연민과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인간에게 싹트는 사랑의 감정은 속일 수가 없는 법이다.

눈에 나타나고

얼굴에 나타나고

행동에 그대로 보여지게 되어있다.

연민을 느낀 선우는

희수와 남자 친구를 풀어준다….겁도 없이

바람 피우는 것을 알면서도 보스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 멋대로 풀어준 것이다.

이 사실을 감지한 보스는

부하들을 시켜 선우를 없애라고 한다.

조직의 보스가 내린 명령은

어쩌면 법 집행력보다 실행력이 강하다.

선우역을 맡은 이병헌은

강렬한 눈빛과 정제된 연기로 완벽하게

말도 안되는 사랑을 열연한다.

조직의 룰을 어기면

누구든 어떤 이유이든

처단하는 냉혹한 보스의 성향을 알면서도

어설픈(?)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룰을 어긴 복수의 칼은

그의 심장을 노렸다.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나온다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친정하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 오래 전에 본 영화인데

아직도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나는 이 영화를 한국판 느와르 영화의 백미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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