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1일
해가 조금씩 길어진다.
길 위로 지렁이들이 올라온다.
버찌가 떨어진다.
앵두나무에 앵두가 빨갛게 익어간다.
아카시아 향이 저물고, 장미향이 은은하게 번진다.
하루가 다르게 뒷산이 파랗게 우거진다.
시장에 가면 매실, 참외, 수박이 나온다.
구불구불한 산길 위로 초록색 냄새가 난다.
산딸기가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핑크색 노을, 핑크색 햇볕이 누렇게 변한 내 방 벽지 위를 물들인다.
아직은 시원한 저녁 바람으로 여름 소양강 냄새가 퍼진다.
옆집의 TV소리가 새어 들어온다.
맹꽁이가 운다.
소쩍새가 운다.
아직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