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집 사람들도 한 번씩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가 있다. 우리 가게의 경우, 점심시간 손님이 너무 많아서 밥이 떨어지거나, 김치를 담가야 할 때면 짜장면을 시켜 먹는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진 이후 바쁜 날이 별로 없기도 하고, 식대도 부담스러워 짜장면을 시켜 먹은 지가 한참이다.
10년 전. 식당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려고 요리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 매일 만드는 음식이지만, 자격증 시험은 매뉴얼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6주 과정의 수업을 들었다. 막상 학원에서 일식 수업을 들으려니 매일 하는 일이라 관심이 가지 않았고, 옆 반에서 강의하는 중식 과정을 자주 도강해서 들었다. 일식과 달리 센 불에서 빠르게 볶아내는 중식 요리가 더 흥미로왔다. 그렇게 6주간 수업을 듣고 일식 자격증을 땄지만, 정작 배운 요리는 중식이 더 많았다.
코로나 시국에 회식 한번 제대로 못하고 있는 요즘. 바쁜 점심시간 이후나 김치를 담그는 날이면 중국집에 전화를 거는 대신 주방에 내려가 직접 춘장을 볶아 짜장면을 만들어 낸다. 내 마음을 아는 걸까? 시켜먹는 짜장보다 훨씬 맛있다며, 사장은 중국집 차려도 되겠다고 칭찬해주는 가게 식구들이 고맙다.
점심시간. 대구탕에 초밥, 새우튀김, 장어구이.... 푸짐하게 주문해서 맛있게 드시는 고마운 손님들. 대부분 계산은 법카로 한다. 예전엔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은 나도 법카가 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이 생긴다. 나도 법카가 있으면 고생하는 가게 식구들 소고기도 사주고, 중국집에서 짜장면에 요리까지 푸짐하게 시켜서 대접할 수 있을 텐데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작은 지출이라도 줄이기 위해 짜장면도 가게에서 만들어 먹게 된다.
자영업을 하는 이들에겐 더욱 힘든 시간.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함께 버텨주는 가게 식구들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이 크다.
이제 짜장면은 마스터 했으니, 내일 점심은 짬뽕으로 도전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