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술을 끊어보자.
최근 건강검진을 했는데, 공복 전 혈당이 높게 나왔다.
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아하고, 샐러드, 두부 같은 저속노화 식품도 좋아한다.
근데, 고칼로리에 기름진 안주도, 술도 좋아한다.
아니, 정정하자.
대학생 1, 2학년 때는 많이 마셨고, 그 뒤로는 숙취에 너무 힘들어서 마시지 않았다.
그리고 22살 즈음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는데, 약 한 달간 매일 반주처럼 마실 때가 있었다. 맥주를 한 캔 씩 마시면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근데, 그럼 그다음 날 굉장히 우울했다.
불현듯 한 달 동안 매일 술을 마셨다는 것을 깨닫고 알코올 중독자가 될까 봐 무서워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최근 회사에서 아주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와 술을 마시니 술이 쑥쑥 들어가고 너무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마시니까 다시 대학생이 된 것 같고, 언제 또 이렇게 마셔보겠냐 하며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게 반복이 되자, 주말을 잃어버린 기분과 허탈감, 실망감이 계속 나를 누른다.
우울,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내가 얼마나 발버둥을 쳤는데, 그걸 하루아침에 망친 기분이었다.
그리고 내 몸한테도 너무 미안했다.
몸에게 미안하고 갑자기 우울해져서 밖으로 나갔다. 근처 공원에서 트랙을 도는데, 내가 힘들었던 시절에 많이 들었던 노래가 이어폰을 타고 귓가에 울렸다. 갑자기 나는 미친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눈물을 참아야 했다. 많이 또 좀 지쳐있었다보다 했다. 이걸 잠깐의 쾌락을 느끼려고 마약을 한 사람처럼 내 몸을 망친 것 같아서 싫었다.
주말이 되면, 무조건 낮에 바깥바람을 쐬거나, 좋아하는 카페를 가거나, 집에서 맛있는 것을 해 먹었는데, 그 기쁨을 나 스스로 망친 기분이었다. 술 때문에 속도 안 좋고 주말을 거지같이 보내는 기분에 이 글을 쓴다.
이제 그만 마음이 슬프다고 회사가 힘들었다고 핑계를 대고 내 몸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자.
2025.11.16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