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결심한 이유

1. 병원에 가기까지

by 보너

*이전에 지금은 닫아 놓은 저의 블로그에 썼던 후기(2018~2021)입니다. 가끔 마음이 불안하면 다시 꺼내어, 제가 지금은 잘 살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공유를 해 보고 싶기도 하고, 이제는 저 때의 강렬했던 기억이 많이 아물었고, 가끔 불안해 하기는 하지만 튼튼하게 잘 살고 있어서 이곳에도 올려봅니다.






처음 병원을 방문하기 전 망설임을 알기에 후기를 솔직하게 작성하려고 합니다.


지금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제가 병원과 심리상담을 받고서 가장 처음 놀란 점은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기 시간이 엄청 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아 조금 더 빨리 올걸...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래 본문은 저의 상태를 바탕으로 일기 쓰듯이 길게 나열한 것입니다.

너무 길어서 바로 밑에는 정보위주로 나열했습니다.





<정리>


1. 소속된 곳이 있다면(학교, 직장등) 그곳에 상담센터가 있는지 알아볼 것.

- 사설센터는 많이 비싸요ㅠ 1회에 10만 원 정도. 대학교 상담센터, 시립 상담센터 등 국가차원에서 관리하는 상담센터는 무료입니다.



2. 병원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습니다.

그냥 우리가 평소에 갈 때 나오는 비용정도로 나와요. (약값까지 포함해서 한번 갈 때 5천 원 ~1만 원 정도/ 사람마다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시간이 촉박해서 의사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는 나눌 수 없었습니다. 대략 10분 정도? 저 같은 경우에는 의사 선생님과의 라포가 제대로 형성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맞지 않았지만, 괜찮은 선생님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상담센터에서도 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변에 믿을만한 병원들과 연계해서 진료를 받곤 합니다.



3. 구체적인 상담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가지 않는 것보다 가는 게 훨씬 낫습니다.

나의 상담내용이 누출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직접 보면 시스템이 절대 유출을 못하게 관리를 하시고 비밀보장이 철저하십니다.

특히 학교 같은 경우는 센터 직원 중에서도 저의 담당 상담사분이 아니시면 내용을 절대 알 수가 없어요. 취업을 하거나 할 때도 기록에 남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혹시나 걱정이 된다면 담당선생님께 여쭈어보시면 친절하게 말씀해 주세요. 저도 여쭈어보았어요.ㅎㅎ



4. 주변에서 이상하게 볼까 봐 진짜 신경 쓰이는데, 본인이 말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어요. 막상 병원이나 상담기관에 가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이유로 오니까 사실 좀 안심이 되기도 하고,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진 않더라고요...



5. 저는 너무 오래 고민했어요 ㅠ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까지 1년 6개월 정도가 걸린 것 같아요.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의 중요도를 인지하지만, 제가 처음 치료를 받으려고 마음을 먹은 2018년에는 주변 시선이 너무 신경이 쓰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맞는 치료기관을 선택하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썼어요. 그래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작성합니다. 마음먹기까지 너무 힘들겠지만, 놔두면 너무 걷잡을 수 없이 커져요. 빨리 가서 마음 편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여기서부터는 저의 경험을 늘어놓은것들이에 요! 그냥 옆의 친한 친구의 경험처럼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 병원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대학교에 다니고 있을 무렵이었다. 일단은 나의 가정환경을 이야기해자면, 부모님 두 분 다 공무원이시고, 그냥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고, 모자라는 것 없이 살아왔다. 동생이 하나 있고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가서 나는 정말 재미있게 지냈다. 차가 있는 친구들과 밤에 모여서 바다로 드라이브도 나가고, 밴드 동아리를 들어서 공연도 해보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술도 마시고 그러면서 공부도 해서 학점 유지도 하고 대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밖에서는 친구들과 막 웃고 놀다가 집에 들어와서 갑자기 이불을 뒤집에 쓰고 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울고 나면 개운해지길래 울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는 것으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다. 무기력하고 누워있는 나날들이 많아지고 자책을 하게 되고, 갑자기 배나 머리가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가면 CT나 X - ray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판단만 있었다.

링거를 한 대 맞아도 호흡이 거칠어지고, 너무 불안했다. 간호사분이 그렇게 숨을 쉬면 기절한다고 옆에서 숨을 쉬는 것을 도와주었고, 나는 링거를 다 맞고 퇴원을 했다.



왜 그럴까....



나는 생각이 많다. 이것들을 학창 시절에 선생님들이 해 준 말씀들이다.

ㅇㅇ아, 너는 너무 생각이 많아.

단순하게 생각해.


근데 생각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고민을 했다.

나는 지금 왜 아플까?

나는 왜 혼자서 울까?



이런 생각들의 결론은 <내가 나를 울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안 되겠다 싶어서 병원을 찾았다.

사실 병원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가 꾸준히 가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병원을 가기가 너무 무서워

3번이나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다시 용기를 내어, 4번째에 병원을 방문을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대기실을 사람들이 꽉 채우고 있었고, 연령층도 너무 다양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아주머니, 어린아이와 같이 있는 엄마, 나와 같은 또래도.. 모든 연령층의 사람이 있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진료실로 들어갔고, 나는 자꾸 울어서 병원에 왔다고 했다. 그런데, 환자가 많아서인지, 의사 선생님은 피곤한 얼굴로 말씀하셨다.



학생은 별로 안 아파 보이는데?



....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은 분노였다.

당신이 뭔데 그런 말을 하지?


그리고 무서웠다.

내가 안 아픈 거면

나는 그럼 평생 혼자 울어야 하나?

울면서 떠오르는 불안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이건 어디서 고칠 수 있지?



의사 선생님이 검진표 같은 것을 주셨고,

(나의 심리상태를 알 수 있는 테스트지)

이것을 다음에 병원 올 때까지 해오라고 했다.



별 방법이 없었던 나는 그것을 해서 다시 병원을 방문했고, 나의 병명은 조울증이었다. 조증과 울증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약을 처방을 받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첫 번째 병원 방문은 실패를 했다. 병원에 가면 10분 정도밖에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할 시간이 없는데, 약을 받고, 내 상태를 말하고, 또 약을 받고 그게 끝이었다.


자꾸 의사 선생님의 처음 그 말이 맴돌아서 가기가 싫어졌다.


그게 2018년 5월이었다.




나는 그리고 12월까지 참다가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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