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2.

두 번째 죽음.

by 보너

외할아버지의 죽음 또한 어른들은 호상이라 표현했다.


크게 아프시지도 않았고, 주변 어른들을 아주 평생 부려먹으며 재미지게 살다가 가셨다. 어른들 말로는 할아버지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부인, 효자 효녀인 아들 딸들 다 부려먹다가 가셨다고 한다.


1년 사이이지만, 그래도 컸다고 나는 어렴 풋이 장례식장에서 무엇을 할지 예상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이때의 분위기가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친척들과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잔소리를 듣고, 또 음식을 나르고 이렇게 했던 것 같다.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저, 매번 어머니가 술을 30박스씩 마트에서 사서 할머니 댁에 채워 넣었던 기억이 있다. 술이 너무 많아서 마트 직원분이 신분증 검사를 하기도 했다.


우리와 가까이 사시는 덕에 매주마다 외가댁에 갔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할아버지는 무뚝뚝하시고, 술을 많이 드시고 살갑지는 않으셨다.


외할아버지 또한 그즈음에는 아프셔서 병원을 자주 다녔고, 나는 대학을 타 지역에서 다니고 있는 터라 돌아가시기 직전에 친척들과 함께 병원에 가서 보았던 기억이 남는다.


우리 집안사람들은 부족함 없이 다들 자라고, 살지만 부자는 아니다.


그중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할아버지께서 너무 주변에 피해를 많이 주어 어머니와 이모들 그리고 외삼촌들이 1인실로 옮겨드리며 엄청 욕을 했던 기억이 남는다.


'망할 할배 곱게 있지 일부러 저런다.'


하며 이야기를 하곤, 그래도 다 효녀, 효자들이라 할아버지께 화를 내고 욕을 하면서도 먹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하면 다 사다 드리고, 매일 번갈아가면서 얼굴 들여다보고 하셨다.



장례식은 내가 알던 대로 진행이 되었고, 나와 같은 계열의 아이들은 많이 울지는 않았지만, 이모들 삼촌들은 참 많이 우셨다.



이후 우리는 외가댁의 선산에 가게 되었는데, 가는 도중에도 비가 너무 많이 오고, 그리고 제사를 지내려고 친 천막 또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무너져 내려서 그 옆에 빈 창고가 있었는데, 그곳으로 다 피신을 갔다.


그러면서 또 이모들이 하는 말이


'망할 할배 곱게 보내주지를 않는다고, 심술을 있는 대로 부리고 살면서 하고 싶은 거 더~ 다~ 하고 죽어야 하는데 지금 빨리 죽어서 꼬장 부린다고. 끝까지 아들딸들 부려먹어야 속이 시원하시냐' 며 하늘을 보고 욕을 했다.


정말 할아버지가 꼬장을 부리는 것처럼 비가 엄청 엄청 많이 오고, 우리는 그래도 묻어드리고 제사를 지낸다고 생 고생을 했다.


그리고 그 뒤는 희미하다. 밥을 먹었는지 어땠는지. 아주 지쳤고, 집에서 잠을 자다가, 다시 학교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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