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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Nov 08. 2023

가슴 벅찬 감동에 대한 그리움


가슴 벅찬 감동에 대한 그리움          



2002년 6월은 대한민국이 세계 가운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달이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4강은 단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의 이벤트가 아니었다.

그 달은 대한민국이 붉은색으로 뒤덮였고, 우리의 열정도 용광로처럼 붉게 타올랐다.

아마 그 시간에 태어나지 않았거나 갓난아기가 아니었던 사람은 그 가슴 벅참을 기억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함께 뜨겁게 열정으로 마음이 벅찬 시간이 그립고 간절하다.          



우리나라 국가 대표 유니폼 중에 축구 유니폼은 빨간색을 주로 사용한다.

빨간색은 주로 강렬함을 상징할 때 사용한다.

도로 교통 표지판 배경과 테두리에 빨간색 사용을 통해 강렬하게 위험을 알리는 것이다.

이렇듯 붉은색 유니폼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려는 강렬함과 우리 선수의 투지를 올리는 효과이다.          



2002년 월드컵은 단지 축구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세계에 각인시키는데 커다란 획을 그었다.

1988년 올림픽 이후 6.25 전쟁의 폐허가 된 참상만 기억하던 인식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1989년에 처음 유럽에 배낭여행을 갔을 때만 해도 여전히 한국이라고 하면 6.25 전쟁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월드컵 3개월 뒤에 유럽 4개국을 갈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을 피부로 느꼈었다.

당시 우리가 16강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후 이탈리아에 있던 유학생들은 집주인이 갑자기 방을 빼라고 하는 등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는 이야기를 유학생들에게 듣기도 했다.          



올해 일본 동경에서 한류 20주년 기념 콘서트가 성황리에 열렸다고 한다.

그 의미는 한류가 1990년 대 후반에 시작되었지만 본격화된 것이 2002년 월드컵 이후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한류라는 관점에서 보면 2002년 월드컵의 무형의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우리가 경험한 것은 한류만이 아니라, 붉은 유니폼으로 온 국민이 같은 열정으로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6월이 특별했던 것은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과도 함께 웃으며 가슴 벅찰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이후 대한민국은 더 많이 발전했고, 한류의 영향력은 커졌지만 점차 함께 가슴 벅찰 감동은 사라지고 있다.

지하철에 많은 사람이 가득해도 각자 핸드폰을 통해 자기 세계에 심취하며 각자 벌판에 혼자 서 있는 듯하다.          


최근 몇 년에는 경기장에 가서 파도타기 응원의 열정이 빠져 본 기억도 없다.

사람들과 함께 모여 기뻐하고 환호하며 가슴 벅차 한 시간이 언제인지 아득하다.

2023년 겨울에 접어드는 오늘 문뜩 마음에 가슴 벅찬 감동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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