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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Dec 09. 2023

오랜만에 추억을 먹었다




오랜만에 추억을 먹었다          



겨울 저녁 골목에서 들려오던 추억의 소리가 “찹쌀~떡 메밀묵”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 소리만 들을 뿐 직접 부르거나 사 먹은 적은 없다.

하지만 낮에 하굣길에 그냥 지나치기 힘든 유혹 가운데 하나는 ‘뻔~데기“였다.          



구루마에 번데기를 한 솥 가득 끓여 놓고 집에 가는 길에 번데기 아저씨를 보면 걸음이 멈춰졌었다.

그리고 그 유혹을 참지 못해 번데기를 시키면 신문지를 깔대 모양으로 접은 종이에 수북이 담아주었다.

지금도 겨울 포장마차에 순대와 떡볶이, 아니면 붕어빵은 많아도 번데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 저녁 식사는 밥과 국, 반찬이 아니라 야채와 함께 볶은 번데기 볶음이었다.

저녁을 아예 안 먹기는 힘들고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할 방법으로 샐러드를 종종 먹었는데 오늘은 번데기였다.

그냥 번데기만이 아니라, 청정채와 버섯, 마늘과 함께 볶은 번데기 야채 볶음이다.          



찾아보니 번데기가 여러 가지 몸에 유익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번데기는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그래서 저녁 식사로 번데기를 한 것은 열량에 비해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뼈 건강이나, 피로 해소, 면역력 개선은 한두 번 먹는다고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도움이 된다면 나쁘지 않다.          



번데기만 놓고 저녁으로 먹으려면 왠지 허전할 텐데, 그래도 번데기 야채 볶음으로 하니 양도 맛도 괜찮다.

아마도 이번 겨울에는 저녁 식사로 종종 번데기가 식탁에 올라올 것 같은 예감이다.  

다음에는 볶음보다는 자작자작 국물이 있는 탕으로 먹어볼 예정이다.

번데기는 어려서 먹던 간식이 아니라, 이제 다이어트식으로 내 인생에 다시 찾아왔다.

나는 오늘 저녁 아주 오랜만에 추억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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