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그라미 원 Dec 21. 2023

나를 채우기 위해


나를 채우기 위해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 대화 상대가 있다.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한다면 그 사람에게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도 아무 대상도 없이 아무 이야기나 쓰는 것이 아니다. 

내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글로 전하는 것이다.          



말은 잘해도 글쓰기는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감동을 주려 하거나, 내 이야기를 통해 어떤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갖지는 않는다.

설령 그런 의도가 있을 때에라도 말하기 전에 기승전결 논리를 세워 놓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나의 일상을 가지고 글을 쓰더라도 그냥 일기나 자기 푸념이 아니려면 그 안에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의미 있는 메시지를 매 글마다 쓰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고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삶을 변하게 할 만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글을 쓰고 싶다고 써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 메시지가 내 삶의 경험과 그것을 통해 깨달은 것으로 마음을 움직일 만한 감동이 되어야 설득력이 있다.          


어린 시절 체육시간에 주전자로 운동장에 금을 그을 때 기준이 없으면 절대 똑바로 그어지지 않는다.

이같이 글을 쓰면서 내가 왜 글을 쓰는지,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글을 쓰는지 방향 점검은 꼭 필요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가 잘 보이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듯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 욕심에 글을 쓴다면 그 또한 과욕이다.

오늘도 그냥 내가 뼈저리게 깨달은 것을 쓰고, 내 마음에 감동이 되는 것을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쓸 때 누군가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아니면 누군가가 나를 통해 작은 위로라도 받게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사실 글을 쓰려는 노력은 나를 채우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내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내 식견이 늘어나지 않으면 글쓰기도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글쓰기에 퀀텀 점프를 원하지만, 이는 내 사고력과 내 경험, 나의 식견이 확장되지 않은 채 이뤄지기 어렵다.

책을 그렇게 많이 읽었지만 아직도 좋은 책을 보면 내 필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거울을 보듯 비춰보고, 나를 더 채우기 위해 글을 쓴다.          


글을 쓰면서 내가 성장하고 채워진다면 ‘인기 작가’라는 호칭이 주어지지 않아도 계속 쓰게 될 것이다.

나의 글을 쓰는 일차 목표는 독자를 늘리기 위해 흥밋거리를 찾기보다 나를 채우며 성장하는 것이다.

내 내면과 지력이 채워지고 성장하면 언젠가 감동도 주고, 영향력 있는 메신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멈추지 않고 글을 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글이 Butterfly Hug가 되기를 바라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