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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an 17. 2024

평생 건망증 어떻게 극복할까?


평생 건망증 어떻게 극복할까?          



외출할 때 손수건과 지갑 중에 어느 게 더 필요할까?

요즘 외출할 때 지갑은 없어도 된다.

핸드폰에 교통카드 가능한 카드를 넣어두기 때문에 카드 한 장으로도 별 불편은 없다.

그런데 손수건은 없으면 아주 불편하다.           



몇 년 전부터 특히 겨울에는 외출하면 눈물이 자주 나기 때문에 손수건이 꼭 필요하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니 땀을 닦기 위해 필요하고, 이래저래 손수건은 필요하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곳에 두지 않으면 기억하고 제대로 챙겨가는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손수건을 빨려고 내놓고 나면 다음날은 잊어버리고 나가서 불편한 적이 많다.          



손수건이 왜 필요한지 적다가 내 건망증 이야기가 되었다.

그래서 다음날 꼭 가지고 가야 하는 건 가능한 눈에 보이는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20년 전부터도 집에서 한 번에 다 챙겨 나간 적보다 다시 들어오는 일이 더 많다.          



심지어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다.

학교가 멀어 아버지가 아침에 태워 주셨는데 하루는 출장을 가셔서 택시를 타고 가게 되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택시가 저 앞에서 다시 멈춰서 무언가를 내려놓고 다시 가신다.

책가방과 도시락 가방 두 개 중에 도시락 가방만 가지고 내리고 책가방은 택시에 두고 내린 것이다.          



건망증은 물건이나 할 일을 깜빡 잊는 것도 있지만, 누군가와 나눈 대화도 정확히 기억을 못 할 때가 많다.

누군가를 만나고 오면 아내가 어떤 말들을 했는지 물어보는데 말 토씨 하나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왜 그걸 기억을 못 하냐고 핀잔을 할 때는 답답할 때가 많다.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떻게 하냐고.”, “아니 며칠 전도 아니고 왜 몇 시간 전에 일도 기억을 못 해.”

어떤 때는 이 말을 잘 기억하고 말해줘야 하는데 싶어 차라리 녹음을 한 적도 있다.          



최근에 종종 하는 실수는 냄비에 음식 데우는 사이에 핸드폰 잠시 보다가 깜빡하는 거다.

이건 최근에 아내도 종종 하는 건망증의 실수이다.

그래도 불을 켜 놓은 채 외출한 적은 없어 다행이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다양한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살다 보니 잘 잊어버리는 것 같다.

불편하고 힘든 감정이나 기억들도 빨리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게 어렵지 않으니 다행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기억력을 믿지 않고 정말 중요한 것은 핸드폰에 캘린더와 메모를 활용한다.

또한 잊어버리면 안 되는 날짜 등을 기억할 때는 핸드폰에 알람을 전 날에 리마인드 하도록 설정을 한다.

특히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은 절대 잊어버리면 안되는 날이니 더 신경을 쓴다.

어차피 잘 잊어버리니 보이는 곳에 잘 두고, 메모를 잘 활용하여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문 밖에 나갔다가 다시 한번 돌아오는 건 그러려니 하고 조금 서둘러 나간다.          



최근에 주변에 치매이신 분들을 보면서 건망증을 넘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는 치매는 너무 안타깝다.

손수건 이야기가 건망증을 넘어 치매 이야기가 되니 이제 마무리해야겠다.

건망증이 치매가 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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