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만든 것들이 거대하고 위대해 보인다.
영원한 영광의 빛을 발하며 존재할 듯하다.
사람이 쌓아 올리려 했던 모든 것의 허망함이여
열광하며 자랑하던 문명의 유산은 돌무더기 그림자로 남는다.
자기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들꽃의 강인 함이여
인간의 발자취 허물어져도 그 황폐한 대지에 신비의 꽃을 피운다.
무너진 돌무더기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진다.
무너진 터 위에 곱게 핀 꽃 앞에 더 겸허해진다.
높이 쌓고 싶은 욕망은 결국 허무하게 무너지리라
그러나 무너진 터 곁에 핀 꽃들은 애쓰지 않고도 때가 되면 따스한 햇살아래 피어난다.
내가 쌓아 올리려 했던 것들 무너져도 좌절치 말자.
우리 안에 내가 애쓰지 않아도 피어날 생명이 있기에.
P.S 10여년 전 터키의 유적지를 방문했을 때
무너진 유적지의 터 위에 피어 있는 꽃들을 보면서 느꼈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