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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Apr 14. 2024

창밖을 보며 마음이 설렌다

아침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처음 이사 올 때 밖에 펼쳐진 풍경


창밖을 보며 마음이 설렌다          



지금 사는 집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이 집에 이사를 올 때는 아내가 재발한 암 수술을 마친 직후였다.

그러니 아내가 수술 회복과 항암을 마치기까지 거의 1년을 주로 집에서 지내야 할 때였다.

그래서 집 안에서도 몸도 편해야 하지만 마음이 힘들지 않을 환경이 중요했다.          


집이 2층인데 처음 보러 올 때는 창이 다 가리도록 짐이 가득해서 발코니에서 보이는 풍경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살던 분이 이사를 가고 기본적인 인테리어와 집을 청소하기 위해 와보니 발코니 밖 풍경이 보였다.

2층 높이까지 자란 나무가 바로 보이는데 막 가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거실 식탁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강원도 어느 경치가 좋은 카페에 온 느낌이었다.



아내가 긴 항암과 회복의 과정 동안에 마음에 위로와 힐링을 할 수 있도록 펼쳐진 풍경이었다.          

봄에서 여름에는 푸르른 녹음을 선사하고, 가을에는 단풍 맛집에 되며 겨울에 눈이 쌓이면 또한 운치가 있다.

2층이어서 언제라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일 없이 다니니 그 또한 아주 편리하고 만족스럽다.

아내는 이 집에서 모든 항암의 과정을 잘 이기고 다시 건강하게 새롭게 일도 하며 일상을 누리고 있다.

다시 이 봄에 눈앞에 푸르른 숲과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지난 시간에 대한 감사와 새로운 설렘이 가득하다.          



자신이 사는 집과 동네를 좋아하고 누릴 수 있는 것도 일상에 가장 확실한 행복이다.

집이 마음에 안 들고, 사는 동네가 마음에 안 들면 내일 매일이 얼마나 스트레스이겠는가?

이 집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아내의 암 투병도 이길 수 있어 감사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인생 2막으로 재정비하는 과정도 이 집에서 잘 극복했다.

오늘도 눈을 떠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이 설렐 수 있어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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