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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un 24. 2024

지하철



지하철



목적지를 향해 가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기꺼이 내어준다.

지치고 힘든 이가 고개를 떨구어도

말없이 자리를 내어준다.



왜 매일 같은 길만 가냐고 하지만

같은 길을 매일 부지런히 가기에

그 길로 가려는 이들과 함께 달린다.



대부분 어둠 속을 달리지만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을

어둠 속에 있게 하지는 않는다.

마음이 어두운 어떤 이가

돌아오는 길에는 환하게 웃기를 바란다.



내가 지경을 넓혀가며

쉼 없이 묵묵히 역할을 감당하기에

매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삶의 지경이 더 넓어져간다.



힘차고 기대가 넘치는 이들

지치고 처진 어깨의 사람들

갓난아기부터 주름 깊은 노인까지

오늘도 묵묵히 그들의 발이 되어 달린다.







P.S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가며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목적지로 가도록 묵묵히 역할을 감당하며 달리는 지하철과, 그 지하철이 안전하게 운행하도록 일하는 많은 손길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만일 어느 날 서울과  수도권에서 일시에 지하철이 멈춘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일상도 멈추거나 힘겨워질까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권리이기 이전에 고마운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게 됩니다.

지하철에 스크린 도어에 많은 시들을 보면서 정작 지하철 자체에 대한 시를 보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담아 시를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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