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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을 열어준 강아지풀
by
동그라미 원
Aug 8. 2024
마음에 가을의 문을 열어준 강아지풀
동남아에 있을 때는 ‘머리를 쓰고 나면 몸을 못쓰겠고, 몸을 쓰고 나면 머리를 못쓰겠다. “라고 느꼈다.
워낙 덥고 습한 날씨가 쉽게 지치게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주에 동남아시아 가운데서도 거의 적도에 가까운 인도네시아에 다녀왔는데 한국보다 덜 더웠다,
그만큼 이번 여름은 단지 기온이 높아서가 아니라 습한 찜통더위가 동남아 이상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여름의 끝자락에 깊이 사색을 하고 그 사색을 글로 쓰기도 지치는 여름의 끝자락이다.
오늘 집에 돌아와서 이미 땀을 흘린 김에 바로 나가서 좀 더 걸으면서 땀을 더 냈다.
걷는 산책로에 보니 개꼬리풀이라고도 하는 강아지 풀이 자란 것이 눈에 들어온다.
엄마와 함께 유모차에 탄 아이가 "
와!
멍멍이 풀이다."라며 지나가는데 더 눈에 들어온다.
생각마저 지치게 하는 여름이었지만 이제 곧 다 지나고 곧 다시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 온다는 신호다.
매미는 생에 마지막 합창을 지나가는 모든 관객들을 향해 선사한다.
이제 한 주만 잘 지나면 새벽에 나설 때 조금은 선선한 공기를 음미하게 될 것이다.
코끝으로 습하고 더운 바람이 아닌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뇌도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올여름을 지나면서 이제 여름은 잘 견뎌야 하는 시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조금은 지치기도 했고, 여름 에어컨 감기에 마음 놓고 에어컨을 켜고 시원하게 있기도 힘들었지만 잘 견뎠다.
이 여름 함께 잘 견딘 주변에 사람들이 더 소중한 전우처럼 여겨진다.
강아지풀은 여름 끝자락에 피기 시작하지만 언제나 초가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마음에 각인되어 있다.
오늘 산책로에서 만난 강아지풀로 여름 끝자락에서 가을로 들어가는 문을 만난듯하다.
눈물과 땀의 결실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생에 가장 찬란한 시간을 맞이하는 선수처럼 가을을 맞이하련다.
여름을 잘 견디고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가을을 꿈꾸며 다시 내일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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