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글로 특별함이 되는 평범한 일상

by 동그라미 원
KakaoTalk_20241120_175116626_01.jpg
KakaoTalk_20241120_175116626.jpg


글을 통해 특별함이 되는 평범한 일상



“오늘 뭐 하셨어요?”라고 물으면 특별한 것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냥, 일어나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했다가, 점심 먹고, 오늘은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점심은 누구하고 어떤 거 드셨어요?

“오늘 점심은 날도 을씨년스러워서 동료와 함께 추어탕을 먹었어요.”

“처음 가 본 집인데 한 그릇씩 끓여 나오는 게 아니라, 냄비에 전골처럼 끓여주고 솥밥도 맛있었어요.”

“전골냄비에서 추어탕을 조금씩 덜어서 먹으니 식지 않고 아주 구수한 맛이었어요.”

“아, 그리고 반찬 중에 꼴뚜기젓이 있었는데 직접 식당에서 만든 거라고 하더라고요. 완전 밥도둑이었어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평범함이 특별함이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별할 것 없고, 지나면 그냥 잊힐 일상도 기억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면 글감이 된다.

글을 쓴다는 건, 별 의미도 없어 보이고, 평범한 일상을 기억나게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마법 같다.

글을 쓰면 밥 한 끼를 먹어도, 평소에 늘 가던 길을 산책해도 그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오래 기억된다.


매일의 삶이 특별한 이벤트나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들로 채워지는 사람은 없다.

첫 입학, 첫 출근과 같은 시간이 지나면 금세 권태가 찾아오고 무기력해지기 쉽다.

일상의 삶에 이야기를 글로 쓰고, 그 안에서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메시지를 찾아내는 삶은 절대 지루하거나 권태롭지 않다.

좋은 일이 있어도 글로 쓸 수 있고,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글을 쓰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만일 많은 것을 소유한 채 무기력한 사람과, 별로 가진 건 없어도 자신의 일상에 소중한 의미를 느끼며 사는 삶 가운데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후자를 택할 것이다.

모든 일상을 글감이 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하지 않아도 무기력하지 않다.

오늘도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글쓰기를 통해 특별한 기억이 되게 만든다.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글에 메시지를 담아낼 때 그 일상은 특별함이 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작가들의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