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장의 도화지
새해가 시작되면 모두 새로운 스케치북을 맞이한다.
삶의 그림으로 채워나갈 12장의 하얀 도화지다.
누군가는 온통 검은색을 칠해놓고 절망이라고 한다.
누구는 곱게 핀 꽃 한 송이 그리고 절망에서 핀 꽃이라 한다.
세상을 집어삼킬 사나운 파도를 그리며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 파도를 타는 서퍼를 그리며 피할 수 없는 파도를 즐기기도 한다.
어둠이 없는 인생이 없고 거센 파도가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는 그 어둠과 파도에 사로잡혀 절망만 그리고 만다.
그래도 누구는 그 어둠을 이기고 핀 꽃으로 희망을 그린다.
어둠만 그려지고 거센 파도만 그려진 그림을 누가 작품이라 하겠는가?
절망 속에 피어난 꽃과 파도를 이기고 파도를 타는 모습이 작품이 된다.
다시 열두 장의 도화지가 내 앞에 있다.
어둠 속에서도 생명으로 피어날 꽃을 그려본다.
거센 파도로 시작된 새해에 파도를 이긴 서퍼로 첫 페이지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