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새벽 6시 반에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주로 내가 전화하고 아들이 전화하는 경우도 적거니와 새벽에 전화라니.
얼른 받았더니 새벽 출근길에 전화한 아들이 부탁이 있다고 한다.
“아빠, 오늘 00 이가 미국에서 친구가 와서 낮에 집에 없는데 아빠가 와서 강아지 밥 좀 줄 수 있어요?”
최근에 강아지를 들였는데 며느리가 오늘 하루 종일 외출해서 사료를 줄 수 없으니 낮에 집에 와서 강아지 사료를 달라는 부탁이다.
일하는 곳이 아들 집과 가까워서 오며 가며 아내가 만든 반찬을 전해주기도 하는 거리에 있다.
“사료는 개 집 위에 담아 놨으니까 그거 바닥에 놔주면 돼요.” “그래 알았다.”
문뜩 우리 가족이 라오스에 갔을 때가 생각났다.
도시에 살며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친 아들이 갑자기 부모를 따라 동남아에 라오스에서도 시골로 가야 했다.
가면서 아들에게 뭘 해주면 좋겠냐고 했더니 2층 집에서 살아보고, 개를 키워보고 싶다고 했다.
가서 처음 선택한 집은 2층 집이었고, 두 번째 마당이 넓은 집에서는 개를 세 마리나 키웠다.
며느리도 오랫동안 집에서 키웠던 개가 있어서 둘 다 반려동물에 대한 호감이 큰 것 같다.
해외에 있는 동안에는 고양이를 키웠었는데 한국에 데리고 오지는 못하고 다른 이웃에게 부탁하고 왔었다.
해외에 나가 일하는 동안 결혼해서 해외에 살다가 작년 가을에 한국으로 들어와 가까이 살게 되었다.
부모인 우리 마음은 이제 아들네가 아이를 가지면 도와주고 돌봐줘야 할 마음에 준비는 하고 있다.
며느리는 자기들이 살 집이 정해지자 진작에 반려견을 키우고 싶어 하더니 결국 강아지를 데려왔다.
손주 이전에 강아지를 돌봐줄 일이 먼저 생겨버렸다.
지난주 토요일에 잠시 가서 처음 봤었는데 며칠 전 혼자 갔을 때 반기는 강아지를 보니 귀엽기는 하다.
부모로서 아들에게 결혼할 때나 집을 마련할 때 큰 도움은 못 줬어도 이런 부탁이야 못 들어주랴.
다 때가 있는 법이니 일단은 아들이 강아지 먹이 주는 부탁하면 잘 도와줄 예정이다.
#반려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