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는 이번 10월에게 배신을 당신 느낌이었다.
청명함과 시원함을 주어야 할 10월에 마치 장마 같은 비가 왠 말인가?
오늘 낮에 어느 분의 초대를 받아 장흥에 있는 [헤세의 정원]이란 곳에 갔다.
마침 도착한 시간에 드디어 청명한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정원에 펼쳐진 가을을 만났다.
헤르만 헤세, 그에게 ‘정원’은 영혼의 안식처였다고 한다.
그의 저서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작가이자 화가이고 한때 포도농사로 생계를 꾸렸을 만큼 솜씨 좋은 원예가인 헤르만 헤세가 31~37세 사이에 자연에 대해 쓴 글을 모은 것이다.
전 세계인의 정신적 스승인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일생 동안 정원을 가꾸면서 살았다.
그에게 정원 일은 혼란과 고통에 찬 시대에 영혼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헤세의 정원]은 초대한 분의 가족이 13년 전부터 실제로 정원을 가꾸며 카페와 레스토랑을 하는 곳이다.
그 부지 안에 그분의 집도 있어 집을 방문한 후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잠시 아름다운 가을날 누군가의 땀과 수고로 가꾼 멋진 정원을 마음에 담는 호사를 누렸다.
아름다운 정원은 마음에 위로와 안식을 주지만 이렇게 넓은 정원을 돌보고 가꿀 자신은 없다.
실제로 큰 정원을 가지고 살지는 못해도 누구라도 마음에 작은 쉼과 위로의 정원은 필요하다.
집 테이블 위에 작은 화분 하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차 한잔 할 여유에 눈을 감고 정원을 떠올릴 수도 있다.
우리 집 거실에서는 창밖을 보면 가을에는 바로 눈앞에 단풍이 내가 가꾸지 않아도 내 정원이 되어 준다.
나는 오늘 뜻밖에 가을의 아름다움을 누렸고, 이번 가을을 기억할 때 생각날 추억이 될 것 같다.
#헤세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