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저녁에 ‘혼밥’을 한다. ‘혼밥’을 하게 되는 자초지종은 이렇다.
아내는 어린이집에 연장반 교사를 하고 있어 저녁 7시 반에 퇴근하고 집에 8시쯤 온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새벽에 나갔다가 5시 반쯤에는 집에 오면 주로 혼자 집에서 밥을 먹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매일 새벽 4시 반에는 일어나서 나가기 때문에 저녁 약속은 거의 잡지 않는다.
특별한 약속이나 일정이 있지 않을 때는 10시에는 잠자리에 들기에 저녁 식사 약속은 부담스럽다.
대게는 아내가 출근하기 전에 저녁거리를 준비해 놓고 가기도 한다.
아내가 점심 약속이 있거나 해서 준비가 안 돼 있으면 그날 저녁은 내가 나를 위해 ‘요리’를 하는 날이다.
주로 이런 날 하는 요리는 아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혼자 있을 때 먹을 요리를 하는 편이다.
얼마 전에는 집에 삼겹살이 남아 있어서 혼자 차슈 덮밥을 만들어 먹었다.
유튜브만 따라 하면 생각보다 간단하고, 어렵지 않다.
가끔은 스테이크를 구워 먹기도 하고, 볶음밥을 해 먹기도 하며,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니가 일을 하시면서 혼자 라면을 끓여 먹거나 음식을 만들어 먹기를 즐겼다.
또 아들이 어렸을 때 주일 아침마다 일찍 교회 반주 때문에 먼저 간 아내 대신 아들 밥을 해서 먹였다.
아내가 챙겨주는 밥을 먹는 것도 감사하지만, 아내가 바쁘면 스스로 해 먹는 것도 즐겁다.
요즘은 다양한 밀키트가 나와 있어서 특별히 재료 손질하지 않아도 해 먹을 음식 종류가 다양하다.
이제는 남자가 아내가 해 주는 밥만 기다리던 시대는 지났다.
남편도, 아빠도 앞으로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요리와 집안일도 필수인 시대다.
‘라떼는(나 때는)’ 세대이긴 하지만 일찍부터 혼자 해 먹는 것이 익숙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