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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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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요즘 내가 자주 하게 되는 말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말속에는 전제가 있다. 누군가 나에게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대했다는 것.

특히 '을'의 입장에 있는 사람을 '갑'이 함부로 대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그런 상황을 피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피할 수 없다면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자기 스스로 마음을 지키고, 자신의 일상을 지키는 지혜다.

내가 터득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간단하다. 그런 상황에서 "그러거나 말거나" 하며 넘기는 것이다.



착각하기 쉬운 것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고 거칠게 말하는 사람이 강한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오히려 자기 내면이 약하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해서 자신을 지키려는 사람이 많다.

"그러거나 말거나"가 가능하려면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마음이 필요하다.

겉은 부드럽되, 속은 단단해야 한다.

반대로 타인과의 관계를 경쟁 관계로만 여기고, 무조건 이기려고 드는 사람은 내유외강(內柔外剛) 일 가능성이 높다.

속은 약한데 겉만 강한 척하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남의 평가가 더 중요한 사람에게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기가 쉽지 않다.

싫은 소리나 무시하는 말을 듣고 마음에서 처리가 안 되면,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다. 일상의 루틴도 흔들린다.

하지만 평생 싫은 소리 한 번, 무시하는 소리 한 번 듣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주변에는 여전히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으로 이겨내고 있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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