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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가 되다
낙엽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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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원
Nov 17. 2025
낙엽에게
지난봄, 새파란 하늘 아래 작게 움튼 너
여린 햇살 머금고 피어나 세상 향해 기지개 켜던 그 싱그러움
나의 눈에, 나의 마음에, 생명 불어넣었네.
뜨거운 여름날, 너는 기꺼이 그늘이 되어 지친 발걸음 쉬어가게 품어주었지.
무성한 잎새마다 바람 실어와 숨 막히는 더위 속
지쳐 쓰러질 듯해도 너는 푸른 생명으로 나를 응원해 주었지.
계절의 흐름 따라 고운 색 입고 붉게, 노랗게, 마지막 열정 불사르더니
가을바람에 사뿐히 내려앉아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위로를 주었네.
소리 없이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는 너의 마지막 모습까지
겸허히 아름답게 한 해를 오롯이 살아낸 너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
너는 그저 한 장의 소멸하는 잎이 아니었어.
누군가에겐 생명이었고, 누군가에겐 안식이었으며, 누군가에겐 깊은 위로였지.
고맙다, 한 해 동안 너의 모든 것을 내어준 그 너그러운 마음에 고개 숙인다.
다시 봄이 오면, 또 다른 너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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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 2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살면서 깨닫고 어려움을 극복한 마음들을 글을 통해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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