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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un 29. 2023

커피를 마시듯이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




커피를 마시듯이     



예전에 이탈리아에 갔을 때 어느 노천카페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연상하며 에스프레소 커피를 시켰다.

그 당시만 해도 아메리카노도 별로 안 마시고 거의 믹스 커피를 마시던 시절이었다.

결국 한 모금 마시고는 괜히 잔만 들었다 놨다 하다가 나왔다.

인생에 커피에 관한 흑역사의 날이었다.     



지금은 하루에 아메리카노를 두 잔 정도 마시는데 집에서는 주로 우유를 조금 타서 마신다.

커피는 ‘밥을 먹는다.’는 것만큼이나 이제 매일의 삶에 일상이 되었다.

그 쌉쌀함이 뭔지 식사를 하고 나면 커피를 찾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 커피 소비는 ‘커피공화국’이라 불릴만하다.

한국인의 1인당 커피 소비는 350잔이 넘어 전 세계 평균의 3배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키피숍의 수는 9만 개가 넘어 아마도 인구 대비 카페가 가장 많은 나라가 아닐까 싶다.     



이제 나에게 글쓰기는 커피를 마시는 일과 같아지고 있다.

밥을 먹어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무언가가 아쉽고 부족한 것처럼 글을 쓰지 않으면 하루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사실 갑자기 하던 일이 단절되고 새로운 인생 2막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글쓰기는 스스로에 대한 다독거림이요, 스스로에 대한 응원이기도 하다.

이제 글쓰기는 단지 위로와 스스로에 대한 응원을 넘어 내 삶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에너지가 되고 있다.

인생 2막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선한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생각하고 묵상하며 깨닫는 것을 글로 쓰는 것이 그러한 일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글을 쓴다.     



글쓰기에 있어서 확실히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동기부여가 된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50일, 오늘까지 60개의 글을 올렸고 이제 100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100명이 언제 무슨 이야기를 해도 내 이야기와 생각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준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커피를 마실 때 누군가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마신다.

글을 쓸 때도 첫째는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를 다독이고 보듬기 위해 글을 쓴다.

하지만 또한 글은 내 마음과 생각에 시간을 들여 함께 공감해 주는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쓴다.

커피를 혼자 마시는 것도 좋지만 그 커피 향과 맛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며 마실 때 더 행복한 것과 같다.

나를 위해 글을 써도 그 글이 누군가와 커피를 함께 마시며 마음을 나누는 것처럼 되기를 꿈꾸며 글을 쓴다.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에는 단지 내 감정의 배설이 아니라 누군가와 커피를 나누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내가 음미하던 커피맛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누기 원하는 마음.

그 마음으로 글을 쓰기 위해 자판 앞에 앉으면 글쓰기가 고행이 아니라 행복한 동행이 된다.

앞으로도 소중한 누군가와 커피를 함께 마시며 마음을 나누듯 마음을 나누는 글로 함께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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