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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ul 24. 2023

인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인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각자의 인생에 빛나는 순간이라면 어떤 순간일까?

기대하거나 추억처럼 떠올리는 순간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원하던 시험에 합격하던 순간 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최선을 다해 우승을 하거나 메달을 딴 순간일 수 있다.

또 사랑하는 사람이 청혼을 승낙하거나 결혼식 날 웨딩드레스를 입은 순간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이 가장 빛나는 때는 원하던 것을 얻는 때보다 누군가를 향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등대가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빛을 발할 때 자신을 뽐내기 위해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다.

그 빛이 갈바를 알지 못하던 배와 그 배의 선원에게 위로가 되고 안내자가 될 때 진정 빛을 발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내가 원하던 것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밟거나 상처를 주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이 많다.

어떤 회사는 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유명세를 타지만 직원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는 회사도 있다.

이런 경우는 자신은 그 시간을 빛나는 순간으로 기억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빛나는 사람은 아니다.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한국 전쟁의 감동 실화를 담은 ‘아일라’라는 영화는 인생의 빛나는 순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는 6.25 전쟁 당시 튀르키예군으로 한국에 와서 전쟁에 참여했던 술레이만이라는 군인과 당시 5살의 전쟁고아 소녀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아일라는 한국전쟁 중 튀르키예군에 의해 발견되고 구출되는데, 그때부터 술레이만은 아일라를 자신의 딸처럼 돌보며 끊임없이 그녀를 지켜나간다.

술레이만은 전쟁 중에서도 아일라는 1년 반이나 돌보며 본국으로 돌아갈 때 데려가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 실패하고 아일라와는 헤어지고 만다.          



그 후 60년이 지나 소식을 전한 한국의 방송사의 노력으로 2010년에 두 사람은 마침내 다시 만난다.  

두 사람에 인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서로 노년이 되어 아버지와 딸과 같이 만나는 순간일 것이다.

또한 이 두 사람의 만남은 지금까지도 튀르키예와 한국 사람 모두에게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빛이 되고 있다.          


‘아일라’라는 튀르키예식 이름을 얻었던 김은자 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그 감격의 순간에 대해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를 잊지 못했어요. 저는 지금까지 잘 살아왔는데 이것은 모두 아버지 덕분입니다. 

한 번만이라도 아버지를 만나게 해달라고 항상 기도했어요.

아버지를 만나서 정말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마치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제가 당신 옆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제 사진을 옆에 놓고 저를 생각해 주세요”.  -아일라-          



이 만남은 최근 튀르키예 큰 지진 당시 한국 구조대의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통해서도 그 의미가 다시 조명되었다.

한 사람의 전쟁고아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에게 빛과 같은 감동을 준다.          



세상에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고, 원하던 성공을 얻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주거나 빛나는 인생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생에 가장 빛나고 소중한 순간은 작은 희생을 통해 정말 소중한 사람을 얻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아직 나도 부끄럽게 내 인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맞이하지 못한 것 같다.

점점 사랑이 메마르고 각박한 시대에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섬김을 통해 가족보다 더 소중한 사람을 얻을 때 우리 인생은 등대와 같이 빛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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